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9-03-20 15: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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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택 티움바이오 대표이사가 올해 9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잰걸음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SK케미칼 연구소장 출신으로 신약 개발에도 성공한 경험이 있어 티움바이오의 연구개발(R&D) 경쟁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 김훈택 티움바이오 대표이사.
20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티움바이오가 전문평가기관 2곳에서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면서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를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됐다.
기술특례 상장이란 기업이 적자를 내서 상장조건을 맞추지 못하더라도 유망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 상장할 기회를 주는 제도다.
티움바이오는 2017년 매출 2억 원, 영업손실 41억 원을 내 일반적으로는 상장할 수 없지만 평가기관 2곳의 기술성 평가에서 각각 A등급과 BBB등급 이상을 취득하면 상장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5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한 뒤 9월에 코스닥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티움바이오는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벤처기업이다.
티움바이오는 올해 들어 2건의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기술이전에 성공하며 연구개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1월 이탈리아 제약회사 키에지에 약 830억 원 규모로 폐질환 치료 후보물질을 기술수출했고 2월에는 자궁근종 치료 후보물질을 대원제약에 기술이전했다.
상장도 하지 않은 바이오벤처기업이 대규모 기술이전을 한 것은 드문 일로 여겨진다. 티움바이오가 바이오업계에서 새롭게 주목되는 기업으로 떠오른 이유다.
티움바이오의 경쟁력은 김훈택 대표와 연구개발자들의 신약 개발 경험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선경인더스트리 생명과학연구원과 SK케미칼 혁신R&D센터장을 거쳤다. SK케미칼에서 유전자재조합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 개발을 주도해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허가를 받은 데 성공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좀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신약 개발을 하고 싶어 동료들과 뜻을 모아 2016년 SK케미칼에서 기업분할(스핀오프)해 티움바이오를 세웠다. 당시 김 대표와 같이 SK케미칼에서 자리를 옮긴 동료 7명은 현재 티움바이오의 핵심 연구인력이다.
티움바이오처럼 신약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모두 경험한 연구인력을 갖추고 있는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은 매우 드물다.
김 대표가 2018년 12월 한 매체를 통해 “신약 개발과 엔터테인먼트산업은 닮았다. 불굴의 의지로 노력한 연예인들이 스타로 성장하듯 신약 개발은 성공을 꿈꾸는 연구자의 열정과 노력에 전적으로 달렸다”고 말했다. 티움바이오의 연구개발자 경쟁력에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신약 후보물질 연구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가 특히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혈우병 치료제다.
티움바이오가 확보한 신약 후보물질 6개 가운데 절반인 3개는 혈우병 치료 후보물질이다. 특히 혈우병 치료 후보물질 ‘NBP604’는 기존 혈우병 치료제보다 반감기를 3배 늘려 환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경제적 부담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대표는 전임상시험에서 NBP604의 치료 효과를 확인했고 올해 안에 임상1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 대표는 올해 2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혈우병 치료제는 동물에서 나타난 효과가 사람에게서도 거의 동일하게 나타나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임상시험에서도 긍정적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