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로서 강점을 살려 바이오 중소기업의 기업공개에 집중하면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노믹트리, 젠큐릭스, 티움바이오 등 바이오기업의 상장 주관을 맡아 올해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지노믹트리는 체외 암 조기진단 전문기업으로 DNA 생체지표(바이오마커)를 통해 혈액이나 소변으로도 대장암, 방광암, 폐암 등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젠큐릭스는 유방암 위주의 체외진단기기를, 티움바이오는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물질 등 희귀성 질환을 치료하는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회사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바이오기업 싸이토젠과 티앤알바이오팹 등의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데 이어 올해도 바이오기업의 상장 주관을 맡으며 이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키움증권은 바이오기업이나 기술특례 상장을 준비하는 다수 중소기업의 기업공개을 맡으며 실적을 쌓아왔다”며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로서 강점을 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특례 상장은 수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우수한 기업에 한해 외부 검증기관을 통한 심사를 거쳐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로 신약 개발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바이오기업이 주로 해당된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로 선정되면서 중소기업 관련 기업금융 업무를 강화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기술성이 높고 전망이 밝은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과 초기부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 향후 코스닥시장에 기업공개를 추진할 때 주관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키움증권은 바이오 및 기술 관련 중소기업에 수년 전부터 주력하며 경쟁력을 키워왔다.
대형 증권사가 주름잡고 있는 코스피시장보다는 기술 중심의 중소기업이라는 ‘틈새시장’ 위주의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굵직한 상장 건수를 거의 독점하고 있는 만큼 키움증권이 설 땅이 넓지 않기 때문에 특화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바이오기업을 상장하기 위해서는 기술성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이 분야의 상장 주관을 맡은 증권사 역시 상당한 전문성과 인지도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키움증권이 전문성을 앞세워 이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일부 바이오기업들이 상장폐지 대상에 오른 점은 키움증권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최근 바이오기업 가운데 코스닥 상장회사인 케어젠과 라이트론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거절’ 의견을 받아 상장폐지 대상에 올랐고 주식거래도 정지됐다.
바이오기업은 연구개발비를 회계처리할 때 비용 대신 무형자산으로 처리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상장이 되더라도 연구개발이 계속되고 빠른 결과물이 나오지 못하면 상장폐지의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일반기업보다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바이오기업의 상장 주관을 맡은 증권사 역시 신뢰성 측면에서 위험성을 안을 수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상장업무는 기관 및 일반투자자로부터 신뢰를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상장 주관을 맡았던 기업이 상장폐지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면 해당 주관사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