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포스코의 계열사 청산이라는 초강수를 둘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포스코의 구조조정 노력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청산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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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2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자본잠식 위기에 놓인 계열사 포스하이알을 사실상 청산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포스코가 계열사를 청산하는 것은 그룹 설립 이래 처음이다.
포스코엠텍은 이날 자회사 포스하이알 청산과 관련해 “여러 각도로 검토중이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포스코가 포스하이알을 청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는 이미 지난주 산업은행에 포스하이알 청산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하이알은 포스코엠텍의 자회사로 LED(발광다이오드) 액정원료인 초고순도 알루미나를 제조하는 회사다. 포스하이알은 2012년 1월 설립돼 2012년과 2013년 매출 없이 각각 10억 원과 25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포스하이알은 지난해 14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순손실은 118억 원으로 늘었다. 부채가 증가하면서 자본금 200억 원이 45억 원밖에 남지 않아 자본잠식 위기에 처해 있다.
권 회장은 지난해부터 포스하이알 매각을 추진했다. LED시장이 침체되면서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데다 앞으로도 시장이 살아날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최근에도 포스하이알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등 매각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청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권 회장은 지난해 취임한 뒤부터 비주력사업과 저수익사업을 중심으로 강력한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그동안 매각이나 인력 구조조정이 대부분이었다.
권 회장이 포스코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계열사 청산을 결심한 데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권 회장이 포스코의 재무구조 개선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을 받자 계열사 청산이라는 강수를 두면서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포스코플랜텍에 여러 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을 들었던 만큼 회생 가능성이 낮고 규모가 작아 큰 부담이 없는 포스하이알 청산을 결정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포스코의 이번 결정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포스하이알은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모두 509억 원의 자금을 조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포스코의 신용도를 고려해 대출을 한 부분도 있는데 포스하이알을 청산한다면 ‘꼬리 자르기’와 다를 바 없다”며 “포스코 측에 대출만기 연장부터 모기업 포스코엠텍과 합병까지 포스하이알을 살릴 방안을 함께 찾자고 제의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