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1분기에 선방한 실적을 발표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권 회장에게 검찰수사는 여전히 실적개선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권 회장은 특히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포스코의 신용평가 등급을 하향조정하는 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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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가 조만간 등급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낮출 가능성이 높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포스코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기 때문에 이번에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것으로 점쳐진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대외신인도에 문제가 생겨 자금조달에 차질이 빚어지거나 조달비용이 상승하는 등의 부작용이 따라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6일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췄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AA로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는데 결국 올해 들어 신용등급 자체를 낮춘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신용평가도 나이스신용평가와 같은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 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진행하는 합작사업도 예정대로 진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와 포괄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권 회장은 포스코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을 통해 국부펀드 주도로 신설되는 사우디 국영 자동차회사 지분을 인수하고 자동차 설계와 부품조달, 조립 등 생산공정에 참여하는 계획도 추진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포스코건설을 넘어 포스코 본사까지 확대되면서 포스코의 올해 사업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권 회장 스스로 지난달 말 이 사업에 대해 “예정대로 추진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포스코 연결기준 실적에 반영되는 계열사들의 실적부진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포스코는 1분기에 개별기준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개선됐지만 건설부문과 해외철강사업의 부진으로 연결기준 실적은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포스코가 연결기준으로 1분기 실적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이 거둔 실적 때문이다.
1분기 포스코그룹의 각 부문별 실적을 보면 포스코가 중심이 된 철강부문과 대우인터내셔널이 중심인 무역과 에너지부문만 전년에 비해 수익성이 좋아졌다. 나머지 건설, ICT, 화학·소재부문은 여전히 부진했다.
1분기 포스코의 실적은 외형면에서 견조한 실적이지만 내용면에서 부실 계열사들에게 발목을 잡힌 셈이다.
권 회장은 철강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들의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짊어진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