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9-03-07 15: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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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료의 추가 인상시기를 두고 금융당국과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7일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화재가 또 다시 자동차보험료를 올리기 위해 군불을 지피고 있다.
▲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
김일평 삼성화재 자동차보험료전략팀장은 최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1월 말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실시했지만 충분하지 않다는 것은 다들 인지할 것”이라며 “정비원가 인상요인에 따른 상승률이 일부만 반영된 만큼 나머지도 추가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1월 말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7% 올리기로 했다. 정비원가 인상비율에 따른 보험료 상승률이 1.1%고 나머지는 손해율 상승에 따른 반영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정비원가 인상비율을 오롯이 반영하려면 보험료를 3% 인상해야 하는데 이번에 1.1%만 올린만큼 자동차보험료를 한 차례 더 높여야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삼성화재를 포함한 손해보험회사들은 최소 5% 이상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했지만 금융 당국의 압박에 인상률 2%대로 가닥을 잡았다.
최근 육체노동자의 노동 가동연한이 만 60세에서 65세로 오른 점도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료의 추가 인상을 주장하는 데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2월 말 대법원은 육체노동자의 노동 가동연한을 기존 60세에서 65세로 올리는 것이 맞다는 판결을 내렸다. 가동연한은 일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많은 나이를 일컫는 말로 고령화 추세에 따라 점차 일할 수 있는 연령대가 늘어나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험사는 교통사고 손해배상금액을 산정할 때 가동연한을 기준으로 직장을 다니지 않는 무직자, 학생, 주부 등의 소득상실금액을 보상하기 때문에 이전보다 더 많은 보험금을 지급하게 된다.
보험개발원은 가동연한이 높아짐에 따라 연간 1250억 원 규모의 교통사고 보상금이 추가로 발생하고 이에 따라 자동차보험료 역시 1.2% 인상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화재가 당장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보험료를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그동안 삼성화재가 손해보험업계 1위 보험사로 보험료 변경에 총대를 메고 다른 손해보험사들이 삼성화재 움직임을 따라했던 만큼 금융당국의 압박이 가장 강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료가 소비자물가지수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등 가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는 것을 막으려고 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올해 초 자동차보험료를 올린 뒤 이에 따른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아직 파악이 안 된 상황에서 섣불리 추가로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보험사들이 장기보험이나 손실보험 등에서 충분한 이익을 내고 있어 자동차보험 손실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