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은행권은 두산중공업에 대출채권 4177억 원과 지급보증 4865억 원 등 모두 9042억 원을 위험노출액(익스포저)으로 들고 있다.
두산건설의 위험노출액은 대출채권 290억 원, 지급보증 29억 원 등 모두 319억 원 규모다.
우리은행은 이 가운데 두산중공업에 2137억 원의 대출채권과 1969억 원의 지급보증 등 모두 4105억 원 규모의 위험노출액이 있다.
두산건설 위험노출액도 대출채권으로 307억 원에 이르러 은행권에서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에 관한 위험노출액 규모가 가장 크다.
은행권은 아직 두산건설과 두산중공업과 관련된 위험노출액을 정상여신으로 분류하고 있다.
손 회장도 이에 따라 두산건설과 두산중공업 위험노출액과 관련해 추가 충당금을 쌓는 등 별도의 행동을 취하고 있지는 않다.
문제는 두산건설과 두산중공업의 상황이 지금보다 나빠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두산건설이 향후 건축사업 분양이 원활하지 않다면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대주주인 두산중공업도 영업실적 저하를 겪고 있어 두산건설의 사업 및 재무기반이 함께 저하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두산건설은 2011년부터 2조 원 가까운 자금을 두산그룹으로부터 지원받아 왔지만 재무구조 개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위험노출액 규모가 큰 두산중공업은 2월21일 두산건설에 유상증자를 통한 3천억 원 규모의 지원 방안을 발표했지만 한국기업평가의 신용등급은 2월26일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떨어졌다.
두산그룹의 지주사 격인 두산도 두산중공업과 함께 신용등급이 ‘A-‘에서 ‘BBB+’로 한 단계 하향돼 두산건설의 위기가 두산그룹 전체로 퍼지는 듯한 모습이다.
두산그룹의 위기는 우리금융지주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두산중공업의 유상증자를 통한 두산건설 지원방안이 알려진 22일 이후로 1만5천 원선을 탈환하지 못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은행이 올해 대우조선해양, 금호타이어, 한진중공업 등의 매각으로 3천억 원 수준의 대손충당금 환입요인이 있음에도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두산그룹 위험노출액에 관한 시장의 우려가 환입에 관한 기대감보다 크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3월 말부터 은행의 위험노출액 한도규제를 시범적으로 실시한다.
이 규제는 은행의 위험노출액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의 25% 아래로 낮추고 10% 이상은 금융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자기자본은 약 21조 원으로 두산건설과 두산중공업의 위험노출액 약 4400억 원은 우리은행 자기자본의 2% 수준인 셈이다.
두 회사에 관련된 위험노출액이 당장 우리은행의 자산 성장에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위기가 이어진다면 다른 기업 대출 등 은행의 금융자산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산건설과 두산중공업이 자산매각과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은행의 대출 건전성 재분류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두산건설이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성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점과 대손충당금이나 비용 등의 손실을 지난 회계에 반영시켜 신용등급 하락을 막고 흑자 전환의 토대를 만든 점은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