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1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D램 재고가 크게 늘어 메모리반도체업황 부진과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영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4일 "D램 수요가 1분기에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1분기까지 전체 D램시장에 약 57억 기가비트(Gb) 규모의 누적 재고가 쌓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57억 기가비트의 D램은 스마트폰 약 2억 대에 쓰일 수 있는 분량이다.
김 연구원은 D램 수요 부진으로 재고량이 계속 늘고 있어 2020년 1분기가 돼야 재고가 정상 수준까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이 D램 재고 축소를 위해 가격을 낮춰 공급할 공산이 커 내년 초까지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김 연구원은 인텔의 새 CPU 출시와 스마트폰 성수기 효과로 PC와 모바일 D램 수요가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D램업체들도 생산투자를 줄이면서 업황 회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막대한 양의 재고가 메모리반도체 수급과 가격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SK하이닉스의 실적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바라봤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D램 출하량은 지난해 4분기보다 22% 줄고 평균 가격은 26%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모두 시장의 기존 예상치를 대폭 밑도는 수치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8890억 원, 영업이익 1조3080억 원을 볼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32.5%, 영업이익은 70% 줄어드는 수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