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1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D램 재고가 크게 늘어 메모리반도체업황 부진과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SK하이닉스, D램 재고 늘어  1분기 실적 급감 불가피

▲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김영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4일 "D램 수요가 1분기에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1분기까지 전체 D램시장에 약 57억 기가비트(Gb) 규모의 누적 재고가 쌓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57억 기가비트의 D램은 스마트폰 약 2억 대에 쓰일 수 있는 분량이다.

김 연구원은 D램 수요 부진으로 재고량이 계속 늘고 있어 2020년 1분기가 돼야 재고가 정상 수준까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이 D램 재고 축소를 위해 가격을 낮춰 공급할 공산이 커 내년 초까지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김 연구원은 인텔의 새 CPU 출시와 스마트폰 성수기 효과로 PC와 모바일 D램 수요가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D램업체들도 생산투자를 줄이면서 업황 회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막대한 양의 재고가 메모리반도체 수급과 가격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SK하이닉스의 실적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바라봤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D램 출하량은 지난해 4분기보다 22% 줄고 평균 가격은 26%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모두 시장의 기존 예상치를 대폭 밑도는 수치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8890억 원, 영업이익 1조3080억 원을 볼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32.5%, 영업이익은 70% 줄어드는 수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