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공개한 접는(폴더블) 스마트폰에 외국언론의 호평이 이어지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하드웨어 기술 우위에 강력한 위협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을 총괄하는 정의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이 '갤럭시폴드'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해 차별화한 기술력을 증명하는 과제가 더욱 중요해졌다.
▲ 화웨이 접는 스마트폰 '메이트X'(왼쪽)와 삼성전자 '갤럭시폴드'. |
3일 외국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화웨이가 2월 말 스페인 이동통신 박람회 'MWC 2019'에서 처음 공개한 접는 스마트폰 '메이트X'에 긍정적 평가가 우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씨넷은 "메이트X는 혁신적 수준의 하드웨어 디자인을 보여주는 제품"이라며 "휴대성과 내구성, 완성도 측면에서 모두 놀라운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화웨이 메이트X는 MWC 2019에서 공개된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제품"이라며 "삼성전자 갤럭시폴드보다 디자인 측면에서 더욱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20일 미국에서 출시행사를 열고 첫 접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를 화웨이 메이트X보다 먼저 공개하며 스마트폰시장에서 혁신 가능성을 증명하겠다는 강한 자신을 보였다.
하지만 며칠 늦게 공개된 메이트X가 외국언론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으며 갤럭시폴드를 통해 하드웨어 기술 경쟁력을 증명하는 일이 쉽지 않게 됐다.
삼성전자가 MWC2019에서 갤럭시폴드를 장식장 밖에서만 볼 수 있도록 전시한 반면 화웨이는 외신기자가 메이트X를 직접 시연해볼 수 있도록 한 점이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처드 유 화웨이 CEO는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국언론을 통해 "삼성전자 갤럭시폴드 하드웨어 디자인은 화웨이가 이전에 출시를 계획했다 무게 등을 이유로 포기한 것"이라며 혹평도 내놓았다.
화웨이가 접는 스마트폰을 통해 삼성전자와 하드웨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치는 한편 사실상의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스마트폰 하드웨어 경쟁력이 세계에서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화웨이가 최근 연구개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인력을 강화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기술력을 빠르게 따라잡으면서 삼성전자가 추격을 방어하기 갈수록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이고 있다.
스마트폰 기술 발전의 상징으로 꼽히는 접는 스마트폰에서 화웨이가 더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선두 지위를 지켜내는 일이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결국 삼성전자가 접는 스마트폰의 정식 출시 전까지 하드웨어뿐 아니라 인터페이스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해 화웨이보다 확실한 우위를 증명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화웨이 접는 스마트폰의 공통된 약점이 소프트웨어 최적화와 활용성 문제로 꼽히는 만큼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차별화에 가장 효과적 방법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과 운영체제, 인터페이스 등 삼성전자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을 총괄하는 정의석 부사장이 삼성전자 갤럭시폴드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
화웨이가 접는 스마트폰의 장점을 디스플레이 등 하드웨어로 강조한 점과 달리 정 부사장은 다중작업(멀티태스킹) 기능과 앱 등 콘텐츠의 활용성을 갤럭시폴드의 핵심 요소로 앞세우고 있다.
정 부사장은 최근 삼성전자 공식 뉴스룸을 통해 "갤럭시폴드는 8년에 걸친 연구개발 역량을 집약해 만들어낸 제품"이라며 "소프트웨어를 완전히 재창조하는 수준으로 새롭게 설계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폴드 출시를 앞두고 안드로이드 개발사인 구글과 협력해 전용 운영체제와 인터페이스 환경을 개발하고 다양한 앱의 호환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 왔다.
접는 스마트폰이 소비자에 진정한 가치를 전달하려면 하드웨어뿐 아니라 실제 사용 환경과 활용할 수 있는 기능도 일반 스마트폰과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는 정 부사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 부사장은 "사용자들에게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의미 있는 사용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하고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포브스는 접는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 완성도를 높이고 최적화하는 일이 삼성전자와 화웨이에 모두 가장 어려운 과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존 스마트폰과 완전히 다른 형태의 소프트웨어 사용환경을 구축해야 하고 앱과 콘텐츠의 호환성도 단기간에 최대한 높여야 하는 만큼 기술력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폴드를 예정대로 4월 출시하며 소프트웨어 발전 성과를 확실하게 증명한다면 접는 스마트폰시장에서 초반부터 확실한 주도권을 잡아 기술 우위를 굳건히 지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화웨이의 접는 스마트폰과 뚜렷한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앞으로 화웨이와 스마트폰 하드웨어 기술 발전을 놓고 치열한 속도전을 펼쳐야 하는 부담이 가중될 공산이 크다.
정 부사장은 "갤럭시폴드는 소프트웨어 협력과 연구개발 성과를 통해 다른 스마트폰과 완전히 다른 사용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을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