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OLED)사업에서 중국 디스플레이기업 BOE의 거센 공세를 받고 있다.
BOE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올레드 기술 수준이 높지 않았으나 접는 스마트폰에 올레드 패널을 공급할 정도로 기술력을 갖춰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 추격은 고사하고 시장 입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26일 닛케이아시안리뷰 등 외신과 스마트폰업계에 따르면 화웨이가 ‘MWC 2019’에서 공개한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의 플렉서블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BOE가 공급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BOE의 중소형 올레드 패널 기술 수준이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상용화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으로 기술 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올레드사업을 적극 육성할 것이라는 방침을 세우면서 중소형 올레드사업의 근본 역량도 강화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현재까지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특히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 판매량 부진으로 초기 공급량이 기대에 못 미치는 가운데 BOE까지 애플 올레드 패널 공급사 지위를 획득하면서 LG디스플레이는 더욱 어려운 처지에 몰리고 있다.
BOE는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이어 세 번째 아이폰용 패널 공급사로 지정됐다. 애플은 까다로운 기술력을 요구하기로 유명한데 BOE는 애플을 상대로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홍보하면서 꾸준히 설득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이제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BOE를 견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지금까지는 전체 중소형 올레드시장 공급량의 94.4%를 차지하는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하면 중소형 올레드에서 나름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었으나 애플의 공급사 선정으로 BOE의 중소형 올레드 기술력이 증명된 셈이 됐다.
특히 아직까지 LG디스플레이가 양산하지 못하고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 패널을 BOE가 시장에 먼저 선보였다는 점에서 LG디스플레이의 마음은 더욱 조급할 것으로 보인다.
BOE가 화웨이에 공급한 폴더블 올레드 디스플레이는 바깥쪽으로 패널을 접으면 각각 6.6인치와 6.38인치의 두 개 화면으로 분리되고 패널을 열면 하나의 8인치 태블릿이 된다.
‘메이트X’ 두께는 11mm 정도로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보다 얇고 접었을 때 화면도 갤럭시폴드보다 커 일부 언론은 메이트X가 갤럭시 폴드보다 우위에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아직까지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주요 공급사인 애플과 LG전자 모두 폴더블 스마트폰의 출시계획을 시장에 밝히지 않고 있어 LG디스플레이가 단기간에 폴더블 패널을 통해 중소형 올레드 기술력을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BOE가 LCD 패널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발전된 기술력과 물량 공세로 밀어붙이면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 패널시장에서의 지위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중장기적으로 판단하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등에서 중소형 올레드 패널의 활로를 찾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올해 안에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려울 공산이 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사업이 IT(정보기술) 산업 외 자동차, 건축, 등 다른 산업에서의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