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의 고급차량들이 내수시장에서 저조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현대차의 에쿠스 제네시스, 기아차의 K9 등 고급차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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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에쿠스' |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대차의 그랜저를 비롯해 제네시스, 아슬란, 에쿠스, 기아차의 K7과 K9 등 대부분 고급차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일부 차종들은 올해 하반기에 완전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대기수요가 발생해 판매가 줄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수입차가 강세를 보이면서 현대기아차의 대형차 수요가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1∼3월) 그랜저를 2만여 대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만3600여 대보다 15% 가량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는 지난해 그랜저를 9만3천 대 넘게 팔았다.
제네시스 역시 9200여 대 판매하는 데 그쳤다. 2013년 말 2세대 제네시스를 출시해 신차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지난해 1분기보다 17% 정도 줄었다.
에쿠스는 올해 하반기 완전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1분기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2% 줄어든 2천여 대에 그쳤다.
현대차가 지난해 하반기 수입차 대항마로 선보인 아슬란도 올해 들어 3개월 동안 3천 대도 팔리지 않았다.
기아차의 대형차 역시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기아차는 1분기에 K7를 4600여 대, K9을 1200여 대 파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23.5%, 18% 각각 줄어든 것이다.
K7의 판매량이 부진한 이유로 모델 노후화가 꼽힌다. K7은 K시리즈 가운데 가장 먼저 출시됐지만 아직 한 번도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되지 않았다.
기아차는 이르면 올 연말 K7의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한다. 완전변경 모델을 기다리느라 K7 구매를 미루는 점도 판매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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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차 'K9' |
K9은 지난해 11월 상품성을 강화한 ‘더 뉴 K9’과 타우 5.0 엔진을 탑재한 ‘K9 퀀텀’이 출시됐는데도 신차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대형 고급차의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데는 최근 자동차 수요가 SUV로 옮겨가고 있는 데다 수입차업체들이 공격적 판촉활동을 벌이면서 국산 고급 대형차 수요를 잠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미국에서 에쿠스, 제네시스, K9 등 고급차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에쿠스, 제네시스, K9 등 고급차 3종을 1분기 동안 7566대 팔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676대에 비해 106% 증가한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자동차시장의 중대형 럭셔리 차급에서 점유율 10.4%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가 미국 급차시장에서 점유율 10%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