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독자법인을 설립해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등 렌탈케어시장에 뛰어든다.
정 회장은 지난해 동양매직과 위니아만도 인수를 통해 렌탈사업에 나서려고 했으나 실패했는데 결국 독자진출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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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정 회장은 최근 현대백화점 매장을 늘리고 프리미엄 아울렛사업을 강화하는 등 공격적 경영을 펼치고 있는데 이번 진출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렌탈사업이 기존 유통사업과 시너지를 내면서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의 계열사인 현대홈쇼핑은 600억 원을 출자해 지분 100%를 보유하는 ‘현대렌탈케어’ 법인을 신규로 설립한다고 14일 밝혔다. 현대렌탈케어 사장은 김화응 현대리바트 사장이 겸임하기로 했다.
현대백화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불황 속에서도 소비 트렌드가 소유에서 이용으로 바뀌면서 렌탈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기존 유통채널인 홈쇼핑과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여 진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지선 회장은 현대백화점그룹의 유통채널과 협력을 통해 현대렌탈케어의 가입자를 늘려 종합렌털케어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백화점에 ‘렌탈숍’을 대리점 형태로 입점하는 전략을 쓰기로 했다. 또 현대백화점그룹의 온라인 판매채널인 ‘현대H몰’과 ‘리바트몰’을 통한 온라인 영업도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렌탈케어는 정수기사업으로 우선 출발해 공기청정기와 비데 등 환경가전과 가구 주방용품, 매트리스 에어컨케어 등 비정수기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렌탈케어가 우선적으로 정수기 렌탈사업을 벌이기로 하면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코웨이와 청호나이스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수기 렌탈시장은 코웨이가 50%를 점유해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청호나이스가 15%로 뒤를 잇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앞으로 5년 안에 현대렌탈케어 가입자 수 100만 명, 매출 25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코웨이와 청호나이스 등과 비슷한 규모다.
국내 렌탈시장은 2013년 기준으로 12조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의 렌탈시장 규모는 3조 원대로 추산된다.
정 회장이 현대백화점그룹 독자적으로 렌탈사업에 진출하기로 결정한 데는 유통채널인 홈쇼핑과 백화점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탈출구로서 렌탈사업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지난해 4월 동양매직 입찰에 참가하고 지난해 9월 위니아만도 인수에 나섰다가 쓴잔을 마시는 등 렌탈사업 진출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371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줄었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3636억 원으로 전년보다 7.5%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