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은 2018년 4분기에도 유류비에 발목이 잡혀 15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2018년 4분기 연료유 평균가격은 465달러로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유가는 변동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유류할증료 도입은 유가 급등에 따른 유류비 부담 급증을 완화할 수 있는 완충제 역할을 할 수 있다.
현대상선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 감산 협의, 미국의 이란 제재 등으로 2019년에도 선사들의 유류비 부담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18일 “2019년 연간 원유 수요 증가량은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 등으로 2018년보다 줄어들어 2019년 국제유가는 배럴당 40~6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석유수출국기구, 미국에너지정보청(EIA), 국제에너지기구(IEA) 등도 세계경기 둔화를 반영한 2019년 원유 수요 전망치를 내놨다”고 내다봤다.
현대상선은 유류할증료 도입이 유류비 부담을 완화하는 것은 물론 현대상선의 운임 경쟁력을 강화할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가 시작되면 선사들은 선박에 스크러버(황산화물 정화장치)를 설치하거나 선박 연료를 비싼 저유황유로 교체해 황산화물 배출을 줄여야 한다.
머스크와 MSC 등 글로벌 대형 선사들은 현재 운용하고 있는 선박의 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모든 선박에 스크러버를 설치하는 것이 어렵다. 대부분 선박의 운항에 값비싼 저유황유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상선은 용선(빌려쓰는 선박)을 제외한 현대상선이 보유한 모든 선박에 스크러버(황산화물 정화장치)를 설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유류할증료 부과로 업계 전체의 운임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현대상선은 저유황유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벙커C유 사용을 통해 운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선사들의 유류할증료 도입 움직임에 글로벌 화주들이 반발하고 있는 점에서 현대상선도 화주들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영국의 해운전문언론 컨테이너 매니지먼트의 보도에 따르면 제임스 후크햄 글로벌화주포럼(GSF) 사무총장은 선사들의 유류할증료 도입을 두고 “고객(화주)에게 새로운 환경비용을 분담하도록 요청하는 것은 합리적이지만 선사들이 도입하는 유류할증료는 투명성이 부족하다”며 “요금이 어떻게 책정되는지 화주들이 알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요금이 추가로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화주들 사이에서 반발이 생기는 것은 이해하고 있고 설득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국내 화주 초청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국내 화주들 사이에서는 어느정도 유류할증료 부과를 두고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