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에 잇달아 외부 전문가를 발탁하면서 인적쇄신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신한생명 내부에서도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의 전문성에 좋은 평가를 내리면서 새 사장을 둘러싼 갈등도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성 내정자는 신한금융그룹의 임원을 거치지 않은 데다 과거에 금융회사 CEO(최고경영자)를 맡은 경험이 없이 곧바로 신한금융 계열사 사장에 오르는 첫 사례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날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성대규 보험개발원장을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
성 내정자는 행정고시를 합격한 뒤 재정경제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에서 일하다 2016년부터 보험개발원장을 맡고 있는 금융관료 출신이다.
기존에 신한생명 사장에 내정됐던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도 신한금융그룹의 임원을 거치지 않았었지만 정 사장은 알리안츠생명, 에이스생명,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등 여러 생명보험사 CEO를 맡았던 인물이다.
성 내정자는 1967년생으로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CEO 가운데 가장 젊어 신한금융의 세대교체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이 스스로 신한생명 대표이사 자리를 고사했지만 조 회장은 말 그대로 ‘순도 100% 외부 인사’인 성 내정자를 영입하면서 ‘순혈주의 파타’를 통한 체질개선 고삐를 늦추지 않은 셈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그룹 인사를 실시한 뒤 “은행원 유전자(DNA)는 한계가 있다고 취임 때부터 얘기했다”며 “끊임없이 외부에서 데려다 써야 하고 앞으로 계속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신한생명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신한생명 내부 인사가 아닌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혁신을 꾀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는 “그룹에 보험 전문가가 부족한 상황에서 보험업을 향한 높은 이해도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두 회사의 시너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이 내정된 뒤 강하게 반발하던 신한생명 노조도 성 내정자를 향해 우호적 시선을 보내면서 갈등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생명 노조는 성 내정자가 금융회사 CEO를 맡아본 경험이 부족하지만 업계에서 인정받는 대표적 ‘보험 전문가’인 만큼 직접 겪어본 뒤 판단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 신한생명 노조가 요구하던 정 사장의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 내정 철회를 신한금융지주가 받아들이는 모양새가 된 점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신한생명은 3월 말에 임원추천위원회와 주주총회를 열어 성 내정자의 대표이사 선임을 확정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