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낙연 국무총리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1월30일 경기도 화성시의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친환경 차 및 부품 등 신기술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
현대자동차가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바탕으로 수소차 세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달리고 있다.
10일 정부와 경영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현대자동차는 세계 최초로 상업적으로 수소차 양산체제를 갖춘 것을 바탕으로 2040년까지 세계 수소차시장 점유율 1위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은 1월30일
이낙연 국무총리를 만나 “수소차를 나중에 투자하면 경쟁력이 없어 지금부터 투자하고 있다”며 “모든 사람이 효율적이고 환경친화적이면서 안전하고 더욱 편안한 수소차를 탈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해 생산 기술과 체계 등 선두기업으로 나아갈 발판은 일단 마련했다. 현대차가 2018년 12월 발표한 수소전기차 투자계획을 보면 2030년까지 50만 대 생산체계를 갖추기 위해 7조6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8년 1~11월 한국 수소차 보급대수는 575대다. 같은 기간 미국 2183대, 일본 848대에 이어 한국이 그 다음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수소전기차 개발은 시작 단계인데 2025년을 전후로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기차 중심인 미국보다 일본이 수소차 보급대수, 수소차 기술의 국제표준 등에서 한국보다 앞서고 있어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지방자치단체 등은 한국이 수소차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도록 수소차 생산 기술, 대중적 보급, 기술의 국제표준화에 힘을 모으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이 세계 최초로 수소차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국제표준은 일본 등 선진국에서 주도하고 있다”며 “한국도 수소차 기술 국제표준에 잠재력이 높아서 지금부터라도 잘 준비하면 국제표준을 선점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관련 기업들의 연구·개발 노력을 이어가는 만큼 정부에서도 수소 기술의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정책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소차산업이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보급을 확대해 수소차 내수시장 규모를 확대하는 전략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산업부는 수소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내수시장부터 키우기로 했다. 특히 대형차와 공공부문부터 수소차를 활용하기로 했다.
세계 친환경차시장에서 앞으로 대세가 전기차 쪽으로 기운다면 현대차가 집중 육성한 수소차 전략은 자칫 내수용에 머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있다. 다만 장거리 운행에서는 수소차가 여전히 전기차에 우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이런 점을 고려해 수소차에 관심이 높은 유럽을 중심으로 버스와 트럭 등 주행구간과 주행거리가 비교적 일정한 상용차를 위주로 한 판매 활로를 개척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현대차의 수소차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김세훈 연료전지사업부장 상무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에서 “수소차는 승용보다 상용에서 오히려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며 “수소트럭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