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손해보험회사인 악사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의 사업부진 탈출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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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수아 르꽁뜨 신임 악사손해보험 대표이사 |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악사손해보험은 최근 약 3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했다. 악사손해보험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크게 악화했던 지급여력비율(RBC)을 150%대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회사의 요구자본 중 가용자본이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보험회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보험업법은 보험회사들이 지급여력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50% 이상을 권장하고 있다.
악사손해보험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지급여력비율이 105.2%를 기록했다. 국내 손해보험회사들의 평균 지급여력비율 256.3%를 훨씬 하회하는 수치다.
악사손해보험은 최근 프랑수아 르꽁뜨 전 악사그룹 아시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르꽁뜨 신임 대표는 악사그룹 산하 벨기에 자동차보험사 ‘투어링인슈어런스’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기획전략 전문가로 손꼽힌다.
업계 관계자들은 르꽁뜨 신임 대표가 악사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부문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악사손해보험은 대리점이나 보험설계사 없이 회사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를 맺는 다이렉트보험 형식의 자동차보험이 전체 원수보험료의 90% 정도를 차지한다. 원수보험료는 보험회사가 고객에게 직접 받은 보험료로 실질적 매출이다.
악사손해보험은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8.3%까지 오르면서 재무건전성이 크게 약화했다.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받은 보험료 중에서 사고가 났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가리킨다.
이 때문에 악사손해보험은 지난해 순손실 345억 원을 냈다. 2013년 냈던 순손실 218억 원보다 손실폭이 더 커졌다.
악사손해보험은 외국계 회사라는 장점을 살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고객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려고 한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자동차보험 가입건수도 2012년 4만6515건에서 지난해 6만6335건까지 증가한 상태다.
악사손해보험 관계자는 “외국인 자동차보험 가입자는 손해율이 77% 정도로 낮다”며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외국인 대상 자동차보험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악사손해보험은 새로운 자동차보험상품을 내놓기 위해 ‘빅데이터’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악사손해보험은 서울 주요지역의 기후변화 자료를 모아 분석하고 있다. 특정한 기후와 교통사고 건수의 증감량 사이의 연관성 등을 분석해 자동차보험상품 개발에 참조하려고 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