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가 ‘보톡스 원료 도용’을 이유로 대웅제약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
대웅제약은 이를 놓고 전형적 시장 진입 방해에 불과하다고 일축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이사.
메디톡스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대웅제약과 그의 미국 파트너회사 에볼루스를 제소했다고 1일 밝혔다.
메디톡스는 “메디톡스에서 일했던 직원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독소(톡신) 균주와 보툴리눔 독소 제제의 전체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훔쳐 대웅제약에 넘겼다”고 제소 이유를 들었다.
보툴리눔 독소 균주는 이른바 ‘보톡스’라고 불리는 바이오의약품의 원료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지금이라도 공개토론 등을 통해 나보타 개발 과정에 관련된 모든 의혹을 명백히 밝히고, 한국 바이오산업 발전에 기여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대웅제약도 메디톡스의 이번 제소를 놓고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 허가를 예상하고 대웅제약의 미국시장 진출을 방해하기 위한 전형적 방어전략”이라고 주장했다.
대웅제약은 “이번 제소는 미국에서 통상적으로 위협이 되는 경쟁회사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진행하는 발목잡기의 하나로 내용상으로도 그동안 메디톡스가 근거 없이 제기했던 주장과 전혀 차이가 없다”며 "이번 일이 나보타의 미국 허가는 물론 미국 시장 진출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에볼루스와 함께 이번 제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2019년 봄 미국시장에서 나보타를 예정대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메디톡스는 수년 동안 대웅제약이 메디톡신의 보툴리눔 독소 균주를 도용해 보톡스 제품을 만들었다고 주장해왔다.
메디톡스는 앞서 미국 법원에 대웅제약과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들을 대상으로 보톡스 균주 관련 소송을 냈기도 했으나 2018년 4월 미국 법원으로부터 각하 결정을 받았다.
각하는 법원에서 소송요건의 흠결이나 부적법 등을 이유로 본안 심리를 거절하는 것이다.
메디톡스는 2016년 10월부터 한국에서도 보툴리눔 독소 균주의 출처를 놓고 대웅제약, 휴젤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