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9-02-01 15: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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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인터넷전문은행에 뛰어들어 모바일금융 계열사 '핀크'와 시너지 효과를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김 회장은 SK텔레콤과 손잡고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왼쪽부터)함영주 KEB하나은행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민응준 핀크 대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017년 9월4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핀크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KEB하나은행 >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과 관련해 컨소시엄 구성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2017년 SK텔레콤과 모바일 생활금융 서비스회사 ‘핀크’를 출범했다. 핀크는 현재 하나금융그룹이 51%, SK텔레콤이 49%의 지분을 들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SK그룹, 핀크의 실무진은 1월23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개최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김 회장이 그동안 인터넷전문은행에 꾸준히 관심을 보였던 만큼 '제3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진지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2017년 핀크 출범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인터넷전문은행은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며 “금융당국이 정책 방향을 정하면 관심있게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핀크에서 이미 확보한 고객을 기반으로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해 핀테크사업 확대를 자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핀크는 현재 금융회사와 제휴를 맺고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으면 직접 금융상품을 다룰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
핀크 관계자는 “핀크가 독자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다”면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은 현재 핀크의 사업영역과 별도의 분야인 만큼 인터넷은행 인가를 받으면 업무 범위가 넓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이 핀크를 기반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꾀하면 젊은층 고객을 확대하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은행들도 아이돌그룹을 모델로 내세우는 등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핀크는 2030세대를 주요 고객층으로 두고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플랫폼을 지향한다. ‘유병재 카드’로 유명한 핀크카드를 선보이는 등 톡톡 튀는 마케팅으로 꾸준히 고객 기반을 늘려가고 있다.
김 회장이 그동안 디지털금융을 강조한 만큼 정보통신 기술력을 갖춘 SK텔레콤과 손을 잡고 디지털금융의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그동안 김 회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금융회사가 기술력을 높여 디지털금융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김 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을 ‘데이터회사’로 부를 정도로 디지털금융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과거 행원 시절 전산부에서 근무하며 코딩을 직접 다루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등 정보통신 기술력이 높은 기존 플레이어를 이길 수 있느냐 하는 문제를 염두에 둘 것”이라며 “전통 금융회사들이 정보통신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려는 이유도 기술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