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대 대성산업 회장의 장남인 김정한 대성산업 사장이 돌연 사임했다.
이 때문에 대성산업 후계구도가 3남 김신한 사장으로 기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한 대성산업 기계사업부 사장이 물러났다. 김 사장은 김영대 회장의 장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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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대 대성합동지주 회장 |
대성산업은 김 사장이 라파바이오 경영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파바이오는 김 사장의 개인회사로 치과 치료용 맞춤형 임플란트를 제작하는 업체다.
업계 관계자는 “김 사장이 라파바이오사업을 처음부터 구상하고 세운 회사인 만큼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김 사장의 갑작스런 퇴임을 두고 대성산업 3세 후계구도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대성가 2대에서 벌어졌던 형제간 경영권 다툼을 떠올리기도 한다.
대성그룹은 지난해 기준 재계 순위 39위에 올라 있다. 창업주인 김수근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3형제 사이에 경영권 분쟁이 일었다.
3남인 김영훈 대성홀딩스 회장은 장남 김영대 회장을 상대로 ‘대성’ 명칭을 두고 소송을 벌이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차남인 김영민 회장은 서울도시가스그룹으로 이름을 바꾸며 형제의 분쟁에서 일찌감치 빠졌다.
김영대 회장은 아들만 3형제를 두었다. 3남인 김신한 사장은 큰형 김정한 사장을 제치고 대성산업의 등기이사로 이름을 먼저 올렸다. 차남인 김인한씨는 대성산업 경영에서 손을 떼고 미국에서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김신한 사장은 지난달 26일 서울도시가스그룹 계열사인 터치스크린업체인 썬텔 지분 0.33%를 1억5천만 원에 매입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대성그룹은 김영대 회장 3형제의 경영권 다툼 이후 그룹이 분할됐으나 아직도 계열사 지분구조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대성산업은 지난해부터 강력하게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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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한 대성산업 전 사장 |
대성산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1조1228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16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무려 1만2675%로 유동부채만 1조5902억 원에 이르고 비유동부채도 2659억 원이나 된다.
대성산업은 지난달 디큐브백화점을 2650억 원에 매각해 지난달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 1500억 원을 상환했다. 이달에도 회사채 2100억 원의 만기가 돌아오는데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통해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내외 악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현대백화점에 매각한 디큐브백화점에서 고용승계 문제를 놓고 직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더욱이 지난달 말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회사제도 위반이 적발돼 과징금 6억9900만 원을 부과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