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철 현대모비스 사장이 올해 1분기에 뒷걸음질한 현대모비스의 경영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현대모비스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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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명철 현대모비스 사장 |
토러스투자증권은 6일 현대모비스의 1분기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31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유지웅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현대모비스의 매출은 8조7791억 원, 영업이익은 7084억 원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1.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모비스의 최대 고객인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영업실적이 떨어지면서 현대모비스 실적도 감소한다는 것이다.
유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올해 1분기 글로벌 공장 출하량이 지난해 1분기보다 3.2% 준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의 모듈과 핵심부품의 성장세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 1% 감소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환율도 나쁜 영향을 끼쳤다고 진단했다.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1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했다.
유 연구원은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주요 이종통화의 약세추이가 지속돼 A/S부품 수익성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유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긍정적 전망을 유지했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해 프리미엄을 보유한 데다 앞으로 현대기아차의 중국투자기 확대되면서 실적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로 연결돼 있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을 지배하려면 현대모비스의 지분 확보가 필수적이다.
유 연구원은 또 수익성이 높은 핵심부품의 매출이 중장기적으로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모비스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모듈사업부는 크게 단순 모듈조립과 핵심부품으로 나뉜다. 지난 4분기 핵심부품의 비중은 35%까지 올라갔다.
정명철 현대모비스 사장은 올해 핵심부품 탑재율이 높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LF쏘나타 판매가 증가하면 핵심부품 비중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 부분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정 사장은 높은 현대기아차 매출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매출 36조1850억 원을 기록했다. 2013년보다 5.8%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3조706억원으로 2013년보다 5%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도 1분기 8.1%에서 4분기 8.9%로 높아졌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현대차와 4조7천억 원, 기아차와 4조2160억 원 규모의 내부거래를 했다. 특히 기아차와 거래 규모는 2013년보다 17% 늘어났다. 현대모비스와 기아차의 거래총액이 연간 4조 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올 뉴 쏘렌토와 올 뉴 카니발 등의 신차효과에 힘입어 최초로 연간 판매량 300만 대를 돌파했다. 기아차 판매량이 늘면서 기아차에 핵심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도 톡톡히 수혜를 봤다.
SUV 등 중대형 차량에 들어가는 고부가 부품의 수요가 늘어난 점도 현대모비스에 영향을 미쳤다.
정 사장은 현대기아차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다.
정 사장은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의 60%에 가까운 인원을 연구개발본부와 품질본부에 배정했다.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자동차 등 기술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독자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정 사장은 또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자부품이 늘어나면서 기본적인 품질력을 높이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정 사장은 2020년까지 연구인력을 3천 명 수준으로 확충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