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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대한항공 주총에서 경영권 표대결 가능성에 어떤 선택하나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19-01-24 14:5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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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안건을 두고 3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펼쳐질 수도 있다.

표대결이 벌어지면 조 회장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데 어떤 대응책을 마련할지 시선이 몰린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2210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양호</a>, 대한항공 주총에서 경영권 표대결 가능성에 어떤 선택하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24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올해 3월까지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대한항공에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는 안을 두고 반대 의견이 많았지만 조 회장 일가가 경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수탁자책임전문위는 경영참여형 주주권 행사에 반대한다는 것이지 일반적 주주권 행사에 반대한다는 것이 아니다”며 “실제로 수탁자책임위원회 9명 가운데 7명은 조 회장 등 총수일가 측 이사의 연임에 반대하는 주주권 행사에는 찬성했다고 알려졌다”고 파악했다.

이사 선임에 의결권을 행사하는 일은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아니라 일반적 주주권 행사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2월 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대한항공에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하더라도 조 회장의 연임을 놓고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조 회장이 스스로 사내이사에서 물러나지 않는 이상 조 회장의 이사 재선임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다뤄지면 표 대결로 승부를 낼 수밖에 없게 된다.

대한항공 지분은 4일 기준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33.35%를 보유해 최대주주이고 국민연금이 11.56%를 보유해 2대주주에 올라있다.

한진칼 최대주주가 특수관계자 지분을 포함해 28.95%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조 회장이라는 것을 살피면 조 회장이 표 대결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대한항공 정관을 보면 이사 선임은 특별결의사항이기 때문에 주주총회 참석 주주 2/3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국민연금이 약 22%의 우호 지분만 확보한다면 조 회장의 이사 선임을 저지할 수 있게 된다.

주주총회 참석률이 저조하다면 국민연금이 확보해야하는 우호지분은 더욱 줄어든다.

2018년 3분기 보고서 기준으로 대한항공 소액주주 지분은 56.4%에 이른다. 조 회장 일가를 향한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을 살피면 소액주주들이 적극적으로 국민연금 쪽에 설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연금은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한 탈법과 위법에 스튜어드십코드를 적극 행사해 국민이 맡긴 주주의 소임을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며 “틀린 것을 바로잡고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한진그룹 오너일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한항공 3월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 연임을 둘러싸고 표 대결이 진행된다면 이 여파는 이번 한번에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조 회장이 맡고 있는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 역시 내년 3월에 끝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한진그룹 지배구조개선 과정에서 조 회장을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게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한다면 내년에 열릴 한진칼 주주총회에서도 조 회장의 연임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 조 회장에 적대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 지분 10.71%를 확보하고 2대주주가 됐기 때문에 조 회장의 한진칼 지배력은 대한항공보다 훨씬 불안정하다.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28.95%, 국민연금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7.34%다.

특히 KCGI가 이번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종료되는 조현덕 변호사, 김종준 고문 등 사외이사를 교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국민연금이 여기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있다. 조 회장의 '복심'으로 꼽히는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사장 역시 올해 3월에 임기가 종료된다.

일각에서 조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을 포기하고 조원태 사장을 중심으로 대한항공 경영권 승계를 서두를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종합적 경영쇄신안을 내놓고 조 사장의 경영권을 보장받는 절충안을 제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조 사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2021년 3월까지다.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이뤄지는 등 상황이 험악해지면 조 사장의 경영권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따라서 조 회장으로서는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로 조 사장의 경영권도 위협받는 상황을 막기 위해 대안을 내놓을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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