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이 중국시장에 진출한다. 중국에서 한국식품에 대한 신뢰를 감안해 주로 식품사업을 앞세운다.
도 사장은 또 홈플러스가 직접 매장을 내는 방식이 아니라 중국 최대 유통업체인 뱅가드와 손잡고 뱅가드 유통망을 활용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는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중국에서 직접 점포를 냈다가 고전했던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 홈플러스 중국 진출
홈플러스는 3일 중국 최대 유통업체인 뱅가드와 제휴계약을 맺었다. 이번 제휴는 뱅가드가 영국 테스코와 중국에서 사업을 같이 하기로 계약한 것이 계기가 됐다.
|
|
|
▲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 |
뱅가드는 중국 100여 개 도시에서 대형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등 41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뱅가드는 1984년 세워져 현재 연간 매출이 19조 원, 직원이 20만 명에 이른다.
홈플러스는 국내 중소기업을 비롯한 48개 협력사와 함께 자체 브랜드(PB) 150개 상품을 중국의 뱅가드 매장에서 판매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이번 중국에 진출할 기업을 식품기업 위주로 선택했다. 홈플러스는 꽃샘식품 국제제과 청우식품 등 중소기업과 롯데칠성 크라운 보령메디앙스 남양유업 등 대기업을 협력사로 선정했다.
홈플러스는 올해 상반기에 중국에서 인기있는 PB상품 100만 달러 물량을 시범적으로 판매한다. PB상품 판매가 안정궤도에 오르면 다른 브랜드 제품도 판매한다.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은 “뱅가드와 협업을 통해 엔저현상에 따른 수출감소 피해를 줄이고 중소기업과 동반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레온 리안 뱅가드 구매총괄은 “중국에서 최근 한국 드라마나 K-팝 등을 통해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다”며 “특히 조제분유나 신선우유, 김, 스낵, 커피류, 소스 등이 이미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 한국음식에 대한 높은 신뢰도에 주목
홈플러스가 중국진출에 식품을 앞세우는 것은 중국 식품시장이 유망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국 식품시장은 세계시장의 17%를 차지한다. 올해 미국을 넘어 세계최대 식품소비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정작 중국의 식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신뢰는 낮다. 중국 현지 식품들이 번번히 위생관리 문제에 휘말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젊은 중국인들 사이에서 최근 온라인몰 등을 통해 수입식품을 구매하는 소비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
|
|
▲ 드라마 '별그대'에서 김수현이 라면을 먹는 장면 |
한류열풍이 확산되면서 한국식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중국인들은 한국 드라마 '별그대'에서 배우 김수현과 전지현이 라면을 먹는 장면을 따라하고 있다. 농심의 경우 올해 1~2월 상하이법인 매출이 1999년 설립 이래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한중 FTA가 체결되면서 올해 한국 농식품의 수출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국내 농산물 상당수가 양허제외 품목으로 포함돼 중국수출 길이 트였다.
코트라(KOTRA) 관계자는 “한중 FTA를 계기로 국내 식품기업들이 중국의 남대문 역할을 하는 광저우에 진출할 시기가 앞당겨졌다”며 “수많은 대형 유통업체들과 수입바이어가 한국식품 공급망을 넓히기 위해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