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에너지에서 GS그룹에 인수돼 이름을 바꾼 GS이앤알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GS그룹은 정유와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부진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데 GS이앤알이 한몫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GS그룹은 지난해 12월 STX에너지 인수를 끝내고 회사이름을 'GS이앤알(GS E&R)'으로 바꿨다. 일본 금융회사 오릭스가 보유한 STX에너지 보통주 64.3%를 5649억 원에 사들였다. GS그룹은 GS칼텍스를 통한 정유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발전사업 등을 강화해 ‘종합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한발짝 다가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 하영봉 사장 지휘 아래 GS이앤알 ‘새 희망’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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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영봉 GS이앤알 대표이사 사장 |
GS이앤알은 GS그룹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총괄할 예정이다. GS이앤알은 경북 구미와 경기 안산에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강원 동해에서는 북평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다.
GS그룹 관계자는 “향후 GS이앤알이 GS에너지, GS EPS, GS파워 등 다른 에너지 관련 계열사와 함께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비롯해 해외자원 개발에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열사들의 역량을 모아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는 의미다.
GS이앤알의 수장은 하영봉(62) 사장이 맡았다. 하 사장은 ‘LG상사맨’이다. 하 사장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1988년 입사한 뒤 LG상사에만 몸담았다. 인도네시아 지사장, 홍콩법인대표 이사, 일본법인 상무 등을 역임했다. 2009년 LG상사 COO를 맡은 뒤 2010년 LG상사 대표이사 사장으로 일했다.
하 사장은 LG상사 사장 취임 이후 줄곧 신성장사업 발굴을 강조해왔다. 하 사장은 “시장을 선도하지 못하면 한단계 도약할 수 없고 더 이상 주목받지도 못해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철저하게 사업을 준비하고 치열하게 실행할 때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하 사장이 종합상사 경험을 바탕으로 GS이앤알이 일찍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일조할 것으로 본다.
GS이앤알은 GS그룹 출신으로 진용을 짰다. CFO(재무담당최고책임자)는 김석환 GS글로벌 전무가, 전략기획본부장은 김기환 GS 사업지원팀 상무가 각각 맡았다.
◆ GS그룹 실적 부진 속 GS이앤알 평판 높아져
최근 GS그룹의 실적은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GS그룹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9조5832억 원으로 전년 대비 3.6%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9.3% 감소한 5521억 원이었다. 순이익도 24% 떨어져 4352억 원에 그쳤다.
GS그룹의 돈줄이었던 GS칼텍스는 정유업황 침체로 실적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정제마진이 1년 전보다 20% 정도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매출 45조6598억 원으로 전년 대비 4.6% 줄었다. 원화 강세로 환차손을 봤고 지난해 11월 관세 탈루 사실이 드러나 1천억 원대의 과징금도 냈다.
그동안 정유사업의 부진을 만회해온 석유화학 사업도 내리막길이다. 중국 공장이 많이 들어섬에 따라 공급과잉으로 경쟁력을 잃고 있다. 주력 제품인 파라자알렌 마진이 반토막 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30%나 줄어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GS그룹은 GS이앤알에 기대를 걸고 있다. GS이앤알은 STX에너지에 있을 당시부터 매년 200억~300억 원대 이익을 내왔다. 지난 2012년 339억 원, 2011년 166억 원의 흑자를 냈다. 지난해에도 매출 1조1589억 원에 영업이익 388억 원을 기록했다.
GS이앤알은 GS그룹에 인수되면서 '후광 효과'도 보고 있다. GS그룹에 인수된 뒤 GS이앤알의 신용등급은 'A(상향검토)'에서 'A+(안정적)'으로 올랐다. 대출금리도 떨어졌다.
GS이앤알은 지난달 28일 GS그룹 편입 뒤 처음으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모집액(1천억 원)의 4배가 넘는 4200억 원이 몰렸다. 3천억 원 모집에 50억 원이 미달했던 GS칼텍스와 상반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