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텍 노사가 노조의 ‘굴뚝농성’ 426일 만에 임금과 고용을 놓고 합의했다.
강민표 파인텍 사장과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지회장은 11일 오전 7시45분 6차 교섭에서 직접고용문제와 임금 등에 관한 협상을 타결했다.
▲ 11일 서울 양천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지회장(앞줄 왼쪽)과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이사(앞줄 오른쪽)가 파인텍 노사 협상 결과를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
이번 교섭은 10일 오전 11시에 시작해 하루를 넘겨 20시간20분 동안 진행됐다. 파인텍 노사가 합의문의 조항과 문구 하나하나를 점검하면서 시간이 길어졌다.
파인텍 노사는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이사가 파인텍의 대표이사를 맡고 7월1일부터 공장을 정상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김 대표는 스타플렉스 대표 자격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파인텍 대표를 맡기로 했다.
파인텍은 디스플레이 전문기업으로 스타플렉스 자회사다. 그동안 파인텍 노조는 김 대표가 파인텍 고용을 책임지지 않기 위해 강민표 파인텍 사장을 대표로 앉히려 한다고 주장해왔다.
파인텍은 노조 조합원 5명을 업무에 복귀하도록 하고 올해 1월1일부터 최소 3년 동안 고용을 보장하기로 했다.
또 금속노조 파인텍 지회를 교섭단체로 인정하고 노동시간을 최대 52시간으로 하는 등의 기본협약을 체결하는 한편 4월30일까지 단체협약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파인텍 노사는 이번 합의와 동시에 민형사상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노조 측은 농성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김세권 대표는 협상 타결 뒤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합의는 원만하게 한 것 같다. 염려해주셔 고맙다”고 말했다.
차광호 지회장은 “합의안에 부족한 점이 있지만 굴뚝에 있는 동지들과 밑에서 단식하는 동지들을 생각해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번 합의가 향후에 좀 더 나은 길로 나아갈 시작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파인텍 근로자 홍기탁, 박준호씨는 2017년 11월12일부터 서울시 양천구 목동 서울 열병합발전소의 75m 높이 굴뚝에서 426일째 농성해왔다. 굴뚝 위 농성으로는 유일무이한 초장기 기록이다.
이들은 파인텍의 모회사 스타플렉스의 직접고용, 노동자 고용 보장 등을 촉구했고 6일부터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