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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013년 9월 충남 당진시 현대제철에서 열린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제3고로 화입식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뉴시스>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합병 현대제철이 출범하면 포스코의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가 합병하면 연매출 20조 규모의 제철회사로 몸집이 커지게 된다. 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경쟁력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이날 “두 회사는 합병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사실상 두 회사의 합병은 기정사실이며 최종 승인만 남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 방안으로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를 완전 흡수하는 방안과 현대하이스코의 해외 스틸서비스 분야만 합병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제철이 하이스코의 지분을 완전히 인수하는 흡수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하이스코 매출 60%를 차지하고 있는 해외 스틸서비스 분야만 합칠 경우 현대하이스코 규모가 지나치게 작아지는 데다 주주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6조7천여억 원, 영업이익 1조5천억 원을 거뒀다. 현대하이스코는 매출 4조2천여억 원, 영업이익 3500억 원을 기록했다. 둘이 합쳐질 경우 연매출이 20조 원을 넘는다.
시가총액도 둘이 합쳐 10조 원 이상으로 크게 뛰어오른다. 현대제철 주가는 이날 전날보다 3.7% 올라 7만5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8조8천억 원으로 급등했다.
현대하이스코 역시 6.6% 오르며서 6만4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1조4700억 원이다.
두 회사가 합병하게 되면 조강생산능력도 3천만 톤으로 세계 10위권으로 진입하게 된다. 현대제철의 조강생산능력은 현재 2400만 톤이다.
현대제철은 2006년까지만 해도 세계 철강업계에서 3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10년도 채 되지 않아 10위 안에 진입하게 되는 셈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현대제철은 포스코와 격차를 더욱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3년까지만 해도 포스코 매출이 61조 원대, 현대제철 매출이 12조 원대로 둘의 격차가 매우 컸다.
하지만 지난해 현대제철 매출이 16조 원대까지 늘어났고 올해 합병이 완료되면 단번에 20조 원대로 올라서게 된다.
영업이익률은 이미 현대제철이 포스코보다 높다. 현대제철의 영업이익률은 2013년 5.6%였지만 지난해 9%까지 높아졌다. 포스코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9%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 스틸서비스센터를 통해 해외 판매망을 강화할 수 있다. 현대하이스코 스틸서비스센터는 현재 미국과 중국, 인도 등 11개 국가의 현대기아차 공장 근처에 자리잡고 있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자동차강판 등 철강재의 해외판매에서 경쟁사 포스코에 뒤쳐진다는 평가를 들어왔지만 합병으로 이런 우려를 씻을 수 있게 된다.
두 회사가 합쳐질 경우 고로에서 열연을 생산하는 것부터 시작해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공정까지 일원화하고 생산량도 늘게 된다. 이를 통해 생산원가 절감 등 경영효율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회사의 주요 주주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만큼 합병이 일단 결정되면 모든 과정이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주요 주주는 기아차(19.79%)와 정몽구 회장(11.84%)이다. 현대하이스코는 현대차가 지분 29.37%를, 기아차가 지분 15.65%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규모가 커지면서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차그룹 입지도 확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올해 주총에서 현대제철 등기임원에 재선임됐다. 현재 현대제철의 품질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