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가상화폐 향배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여부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가 승인되면 가상화폐가 제도권에 안착하며 시세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미국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 강화 분위기를 볼 때 승인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 가상화폐(비트코인) 이미지.
30일 가상화폐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2019년 1분기는 가상화폐에 매우 중요한 기간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내년 2월28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의 승인 여부를 발표한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가 승인된다면 기관투자자가 가상화폐시장으로 유입돼 골드만삭스, 피델리티 등 세계적 금융회사들의 가상화폐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골드만삭스와 피델리티는 가상화폐의 보관과 관리 서비스인 ‘커스터디(Custody)’ 서비스를 시작으로 가상화폐 관련 상품을 늘릴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를 승인하지 않는다면 두 회사는 물론 다른회사들도 가상화폐업계에 발을 들이는 일을 머뭇거릴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의 거래소회사인 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ICE)는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인 백트(Bakkt)의 출시를 11월에서 내년 1월로 미뤘는데 이 판단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 상장지수 펀드 승인을 기존 11월에서 2월로 미룬 점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2월에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를 승인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가상화폐공개(ICO)에 증권법을 적용하며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데다 제이 클레이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의장이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 승인에 부정적 의견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클레이튼 의장은 11월28일 뉴욕에서 열린 ‘컨센서스 인베스트 2018’에서 “가상화폐시장의 조작 우려가 해소돼야만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의 승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가 승인되지 않는다면 가상화폐 시세는 2019년 내내 약세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하반기에 비트코인 반감기에 따른 가상화폐 시세 상승이 일어날 수 있지만 제도권 진입 실패의 충격을 만회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비트코인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다. 비트코인은 가치를 지키기 위해 발행 한도를 2100만 개로 제한해두고 일정량 이상이 채굴되면 지급되는 비트코인의 수를 절반으로 줄이게끔 만들어졌다.
현재는 두 번의 반감기를 거쳐 하나의 블록을 채굴한 사람은 12.5개의 비트코인을 얻을 수 있다. 세 번째 반감기는 2020년 6월로 예상되는데 이 때가 지나면 하나의 블록 채굴로 6.25개의 비트코인만 얻을 수 있어 비트코인은 물론 비트코인과 연계된 가상화폐들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내년 초에 미국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를 승인하지 않는다면 11월 폭락장이 재현될 수 있다”며 “최근 분위기를 볼 때 승인가능성이 높지 않아 가상화폐업계 전반의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