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씨앤앰’ 예비입찰에 국내기업이 한 곳도 참여하지 않고 해외투자자 4~5곳만 참여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국내기업들이 참여하지 않는 바람에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씨앤앰이 케이블TV사업자라 해외에 매각하기에 현행법의 제한이 많다. 이 때문에 씨앤앰 매각이 장기전으로 흐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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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
김 회장이 씨앤앰 매각가격을 내려 국내기업에 조기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할지 주목된다.
씨앤앰 매각 주관사 골드만삭스가 25일 실시한 예비입찰에 중국과 미국 등 해외 투자자 4~5곳만 참여하고 국내기업은 단 한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애초 CJ헬로비전(가입자 421만 명)과 티브로드(330만 명) 등 케이블TV 업체와 IPTV 시장점유율 2위와 3위인 SK브로드밴드(281만 명), LG유플러스(195만 명) 등 국내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씨앤앰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기업들 가운데 누구라도 24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씨앤앰을 인수하면 단숨에 400~650여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게 돼 KT를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예비입찰에 응한 국내 유료방송사업자는 한 곳도 없었다. 국내후보들은 MBK파트너스가 매각대금으로 2조6천억 원 안팎을 고려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투자자들은 관심을 보이지만 가격조건이 맞더라도 매각을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방송법 14조에 외국인이 대주주로 있는 기업이 국내에서 방송사업을 하려면 지분이 49%를 넘지 말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외국계기업들은 국내 사업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되고 불안정한 지분구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난점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계 투자자들이 과연 본입찰에도 참가할지 불확실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김병주 회장이 씨앤앰을 국내기업에게 매각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라고 본다.
문제는 씨앤앰의 높은 몸값이다.
김 회장은 씨앤앰 인수자금과 그동안의 이자 등등을 고려할 경우 2조6천억 원은 받아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국내 인수후보들은 씨앤앰의 적정인수가격을 1조5천억 원 정도로 평가한다. 케이블TV시장이 점차 인터넷방송(IPTV)에 자리를 내주고 있는 데다 경쟁이 치열해 수익성이 생각보다 높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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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합유선방송채널 '씨앤앰' 로고 |
업계의 한 관계자는 “3조 원 가까운 돈을 들여 씨앤앰을 인수할 바에 자체 마케팅 등에 투자하는 편이 효율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이 결국 씨앤앰 매각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씨앤앰 인수후보들은 이 때문에 당분간 추이를 관망하면서 서로 눈치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민정서와 관련법상 씨앤앰이 외국기업에 인수될 확률이 희박하다”며 “예비입찰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상황변화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본입찰은 이르면 6월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인수 후보자들이 인수금액과 사업성 등을 분석하며 본입찰 전까지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