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를 앞세워 베트남에 본격 진출했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중국사업 현지화에 실패해 막대한 영업적자를 본 뒤 베트남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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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23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연말에 베트남 호치민시 고밥지역에 1호점을 열어 베트남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한다.
이마트 1호점의 토지면적은 3만㎡ 규모다. 이마트는 2호점 진출을 위해 호치민공항 근처 떤푸지역에도 토지 2만㎡를 미리 사들였다.
이마트는 이들 토지매입에 모두 6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두 점포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베트남 1호점의 성과를 보고 2호점 진출시기를 결정할 것”이라며 “이미 베트남에 사무소가 나가 있고 MD(상품기획) 계획을 촘촘하게 짜는 등 현지화 전략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애초 베트남의 유통과 부동산업체인 ‘U&I 그룹’과 합작진출을 시도했으나 독자운영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U&I그룹과 사업초기 파트너 관계를 맺어오다 독자운영을 하기로 한 것은 이마트가 주도적으로 베트남 현지 고객들의 니즈를 맞추는 데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의 베트남 진출을 신세계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지목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말 ‘한국 아세안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엔 제대로 해보려고 한다”며 “베트남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동남아 다른 국가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현지화에 초점을 맞춰 베트남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베트남에서 이마트 간판보다 정신을 심겠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베트남 점포에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한류 콘텐츠와 관련된 임대매장을 대거 선보이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중국사업에서 현지화를 고려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한 탓에 사업이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마트 중국점포는 2011년 27개를 기점으로 점점 줄어 현재 10개만 남았다. 이마트는 지난해 중국에서만 544억 원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6개 점포를 정리했다.
이마트는 남아있는 중국 점포의 올해 실적에 따라 앞으로도 추가 구조조정을 추진할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 베트남사업을 진행하면서 롯데마트와 경쟁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선의의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2008년 베트남 1호점을 낸 지 7년 만에 점포를 8개까지 확장했다. 롯데마트는 올해 베트남에 점포 3개를 더 내기로 했다. 또 베트남 점포에서 최근 국산 버섯과 양파를 처음 판매하는 등 한국식재료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3일 쯔엉떤상 베트남 대통령을 만나 호치민시에 ‘스마트시티’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2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