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초저가 스마트폰 돌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스마트폰시장의 가격파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 구글도 속속 스마트폰 가격을 대폭 낮춘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스마트폰시장이 정체되면서 유일한 탈출구로 신흥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신흥시장에서 놓고 벌어지는 초저가 스마트폰 경쟁에서 누가 승리할지 주목된다.
◆스마트폰업계에 부는 초저가 바람
23일 IT매체 GSM아레나는 웨이보를 통해 샤오미가 개발중인 초저가 스마트폰 사진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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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쥔 샤오미 회장 |
이 제품은 사양이나 디자인은 샤오미가 올해 초 출시한 '홍미2'와 비슷하지만 가격이 399 위안(7만2천 원)으로 홍미2의 가격(699 위안) 대비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샤오미만 초저가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 들어 이미 다수의 업체들이 10만 원대 혹은 그 이하의 초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했고, 또 출시를 앞두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을 주로 출시해 온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메이주, 엘리폰 등도 각각 12만 원대, 5만 원대 가격의 초저가 스마트폰을 내놨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지난 1월 초저가 스마트폰 ‘노키아 215’를 공개했다.
이 스마트폰의 가격은 고작 29 달러(3만2천 원)에 불과하다. 화면이 작고 추가로 사용자가 앱을 설치할 수는 없다는 단점이지만 간단한 인터넷, SNS 기능을 사용하기 위한 소비자들에게 싼 가격은 매력적이다.
구글 역시 올해 2분기 조립식 초저가 스마트폰 ‘아라‘를 출시한다.
아라는 소비자가 직접 부품을 구입해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으로 기본 본체 가격이 50달러(5만5천 원)에 불과하다. 소비자가 원한다면 원하는 모듈을 구입해 스마트폰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가능하다.
초저가 스마트폰 출시경쟁에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인도, 방글라데시 등 신흥시장에 10만 원 미만의 초저가 스마트폰 삼성Z1을 출시했다. 삼성Z1은 자체 개발 운영체제인 타이젠을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에도 인도와 말레이시아 등지에 12만 원대 초저가 스마트폰 갤럭시J1을 출시했다. 갤럭시J1은 이달 유럽에도 출시됐다.
LG전자 역시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4종의 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공개했다. LG전자는 화면크기와 제품사양에 따라 LG마그나, LG스피릿, LG레온, LG조이 등 4종류의 보급형 신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LG조이'는 200 달러 미만으로 가격이 책정될 예정으로 인도 등 신흥시장 공략을 염두에 둔 초저가 상품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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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출시한 초저가 타이젠 스마트폰 '삼성Z1' |
◆ 초저가 제품을 내놓는 이유
스마트폰업체들이 초저가 경쟁에 뛰어드는 것은 초저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견고한 신흥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스마트폰시장의 중심은 선진국시장에서 신흥국시장으로 바뀌었다.
대표적 신흥국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의 경우 2018년 미국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스마트폰시장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인도 스마트폰 시장규모는 2012년 2050만 대에서 2013년 140%나 성장한 4920만 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출하량만 2300만 대에 이른다.
인도시장에서 저가제품의 수요가 많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조사에 따르면 인도 스마트폰시장에서 190달러 미만 저가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80%에 이른다. 99달러 미만의 초저가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43.5%로 매우 크다.
이 때문에 인도와 같은 신흥국시장에 진출하려는 스마트폰업체들은 낮은 가격을 무기로 내세울 수밖에 없다.
지난해 7월 인도시장에 진출한 샤오미 역시 초저가 스마트폰 홍미1S(약 10만3천 원)를 전면에 내세워 지난해 인도시장에서 10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팔았다.
구글도 지난해 9월 인도시장에 저가형 플랫폼 ‘안드로이드원’을 탑재한 11만 원대의 초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