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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 바라 GM CEO |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12월31일 “2014년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리콜의 해였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지난해 6천만 대 이상의 차량이 리콜됐다. 이는 2004년 리콜 기록의 두 배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최악의 리콜 위기를 딛고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다.
메리 바라 GM CEO는 지난해 GM을 최악의 위기에서 구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GM은 올해도 계속 리콜하고 있다.
토요타는 매년 대규모 리콜을 실시하며 기록을 세우고 있다.
토요타는 과거 늑장대응과 책임회피로 최악의 위기에 몰렸지만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적극적으로 리콜에 나서고 있다. 토요타는 리콜로 잃은 신뢰를 리콜로 회복하고 있다는 말도 듣는다.
◆ GM, 최악의 리콜 위기에도 최고의 실적
GM은 지난 2월에도 파워 스티어링 결함으로 모두 8만 여 대를 리콜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우에 따라 리콜 규모는 260만 대로 늘어날 수도 있다.
메리 바라 GM CEO는 지난해 취임하자마자 리콜사태 수습이라는 무거운 짐을 떠안은 데 이어 올해도 자칫 대규모 리콜사태를 수습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GM은 지난해 최고실적을 올렸지만 사망사고까지 불러일으킨 점화장치의 치명적 결함으로 106년 만의 최대위기에 직면했다. GM에 따르면 점화장치 결함으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60명이 넘는다.
바라 CEO는 지난해 신속한 대처로 GM을 위기에서 건져냈다.
바라 CEO는 GM의 늑장대응을 인정하고 외부 전담기구를 만들었다. 또 직접 사망자의 유가족을 만나 공식사과했다.
바라 CEO는 자체 조사 이후 1천 명이 참석한 회사 포럼에서 리콜사태와 관련된 직원 15명에게 공개적으로 퇴사를 명령했다. 당시 그는 직원들에게 “이 사건을 절대 잊으면 안된다”면서 일시적 위기로 치부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바라 CEO은 이 결함으로 숨진 사망자들에 대해 지난해부터 대규모 보상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GM은 지난해 보상비용으로 4억 달러를 책정했으나, 앞으로 6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GM은 사망사고까지 야기한 차량결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모두 992만4880대를 판매했다. 2013년 대비 2.1% 증가한 규모로 2년 연속 최대 글로벌 판매 실적을 올렸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JD파워가 발표한 ‘2015 고객 서비스 만족도(CSI)’ 조사에서도 836점을 받은 GM의 뷰익이 2년 연속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 조사는 지난해 11~12월 사이 2010년~2014년형 차량을 소유한 7만 명 이상 고객의 서비스 만족도를 평가한 결과다.
JD파워는 GM에 대해 지난해 최대규모인 2690만 대 차량의 리콜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신뢰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JD파워는 “GM은 지난해 리콜 횟수가 많았으나 리콜 대응이 빨랐던 것이 점수에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바라 CEO는 지난해 6개월 동안 청문회에 4차례 참석해 점화장치 결함으로 유족을 비롯해 정부관계자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거듭 사과했다.
바라 CEO는 리콜사태와 관련해 청문회에 출석해 진솔한 태도로 대답했다.
소비자들은 GM의 사과에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신속한 대처는 부정적 이미지 확산을 차단했고 오히려 GM에 대해 더욱 신뢰를 보냈다.
바라 CEO는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에서 ‘올해의 최고 위기관리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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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사장 |
◆ 잃은 신뢰 리콜로 되찾는 토요타
토요타도 이달 미국에서 대규모 리콜을 실시한다. 토요타는 2015년형 캠리와 캠리 하이브리드 등 11만2500대의 차량을 리콜한다.
토요타는 지난해에도 1천만 대 이상 리콜을 실시했다.
토요타는 대량 리콜에도 3년 연속 글로벌 판매량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토요타는 지난해 1023만 대를 판매했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업체 가운데 연간 1천만 대 이상 판 곳은 토요타와 폴크스바겐뿐이다.
토요타는 2009~2010년 차량결함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해 기업 전체가 위기에 내몰리기도 했다. 주가도 폭락했고 신용등급도 하락했다. 토요타가 그동안 내세웠던 ‘품질제일주의’라는 기업가치도 훼손됐다.
하지만 토요타는 2012년 2년 만에 다시 GM에게 빼앗겼던 판매1위를 되찾았다.
토요다 아키오 사장이 토요타의 신뢰를 차근차근 되찾은 뚝심을 발휘한 결과다.
토요다 아키오 사장은 2009년 일어난 급발진 사고에 토요타가 대응하지 못하면서 위기를 맞은 뒤 토요타의 과실을 인정하고 다시 토요타를 일으켜 세웠다.
토요타는 리콜에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품질특별위원회를 만들기도 했다. 일본 본사로 집중된 품질권한을 4개 대륙으로 분산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바꾼 것이다.
리콜의 원인으로 지목된 경직된 의사결정 구조나 대량생산 등의 문제도 고쳐나가기 시작했다. 임원급 인사를 세대교체했으며, 의사결정 구조도 간소화했다.
대량생산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잉생산시설을 재편했고 신형엔진 개발과 디자인 등 연구개발 분야에도 투자를 강화했다.
토요타의 성공적 재기에 대해 일본의 경제전문지 닛케이비즈니스는 “토요타의 오너경영 복귀는 강력한 리더십과 치밀한 결속력을 발휘하게 함으로써 불황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매년 토요타의 대규모 리콜이 반복되면서 토요타의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꾸준히 나온다.
하지만 리콜조치가 단순히 결함을 인정하는 것을 넘어 사후관리 정책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토요타의 신뢰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토요타도 고객안전을 위해 작은 결함 하나에도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대규모 리콜사태가 오히려 토요타에게 전화위복이 됐다고 본다. 고객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작은 문제도 하나하나 철저히 조사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