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일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일본 유통업체를 또 인수했다. 되살아나고 있는 일본의 화장품 시장을 놓치지 않으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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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
30일 LG생활건강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최근 일본의 건강기능식품 통신판매업체 'R&Y 코퍼레이션(R&Y)'을 인수했다. 차 부회장이 일본의 화장품 업체를 인수한 것은 2012년과 2013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매년 한 기업씩 인수하는 셈이다.
R&Y는 지난해 37억 엔(약 38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일본 내 자회사 긴자스테파니를 통해 R&Y의 지분 100%를 45억 엔(약 472억 원)에 인수했다.
차 부회장이 일본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의욕적으로 일본 시장 진출에 나서는 것은 일본이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화장품 시장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화장품 시장은 한국의 6배 정도로 추산된다. 일본인 1인당 화장품 소비규모는 연간 244 달러로 세계 1위다. 이 때문에 화장품 시장의 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평가받는다.
일본 화장품 시장은 세계적 경기 침체와 동일본 지진, 원전 문제 등이 겹쳐 잠시 주춤했으나 지난해부터 다시 회복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LG생활건상의 화장품 사업 성장을 위해서 반드시 일본시장을 잡아야 한다는 게 차 부회장의 생각이다.
일본인은 자국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이 상대적으로 강해 그동안 우리나라 화장품의 진출이 쉽지 않았다. 또 우리나라와 달리 약국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전체의 31%를 차지한다. 통신 판매나 방문 판매의 비중도 상당히 큰 편이다. 따라서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서 무엇보다 유통망 확보가 관건이다.
일본인들은 최근 건강기능식품과 노화방지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한 먹는 화장품(이너뷰티) 시장의 잠재력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일본의 이너뷰티 시장의 규모는 2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LG생활건강이 일본기업을 인수하면서 건강기능식품 통신판매업체인 에버라이프와 R&Y를 인수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차 부회장은 그동안 일본 시장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미 인수한 긴자스테파니와 에버라이프는 실적이 부진하다. 긴자스테파니는 2009~2011년 3년간 매출이 1221억 원에서 664억 원으로, 영업이익은 296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R&Y 인수를 인수한 것은 기존사업을 강화하면서 고객 연령대를 확대해 매출을 올리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긴자스테파니의 주 고객층은 40~50대이고, 에버라이프는 40~60대가 주 고객층이다. R&Y는 젊은층이 주 고객이다.
LG생활건강은 현재 긴자스테파니와 에버라이프를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통합작업이 완료되면 두 업체 제품의 교차판매가 가능해진다. 여기에 이번에 R&Y를 더하면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차 부회장은 지난 14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중국과 일본, 동남아 등 이미 진출한 지역에서 사업을 더욱 활성화하고, 더페이스샵을 해당 지역의 거점에 선보이겠다”며 “기능성 음료·유제품 시장에 진출해 건강기능식품 사업의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