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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상 동아원 회장 |
검찰이 대기업 수사를 확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건설의 해외사업 비자금 수사를 신호탄으로 여러 대기업들이 수사당국의 사정권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부정부패 척결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는 만큼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재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검찰이 동아원의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가 동아원 자사주 매각과 관련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브로커 김모씨를 최근 구속했다.
동아원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기업이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이희상 회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 3남 전재만씨의 장인이다. 이 회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불법비자금 수사 당시 비자금 관리 의혹을 받기도 했다.
검찰은 브로커 김씨가 2010년부터 2011년까지 동아원이 자사주를 성공적으로 매각할 수 있도록 주가를 조작한 데 혐의를 두고 있다.
김씨는 동아원과 동아원의 최대주주인 한국제분에서 대여금 등 명목으로 주가조작에 필요한 자금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원은 2008년 사료업체 SCF(옛 신촌사료)를 합병하면서 지분 17.0%에 해당하는 자사주 1065만 주를 보유하게 됐다.
그 뒤 동아원은 2010년 자사주 300만 주를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군인공제회에 팔았고 2011년 남은 765만 주도 같은 방식으로 외국계 기관투자자에 처분했다.
검찰은 동아원이 전체 발행주식 수의 10%가 넘는 물량을 시장에서 처분하기 어려워 김씨 등을 통해 동아원 주식이 활발히 거래된 것처럼 꾸미면서 주가를 일정수준으로 관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5월 이런 혐의로 김씨와 동아원의 전 대표이사 이모씨, 동아원 법인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브로커 김씨 외에도 동아원 관련자 등에 대해서도 소환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원은 제분·배합사료 전문업체인데 외식과 와인, 수입차 판매 등 사업다각화를 추진했다가 재무구조가 크게 나빠졌다.
동아원은 계열사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영업손실 175억 원, 순손실 776억 원을 냈다. 2013년 말까지 부채비율이 355%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2배 이상 급증해 800%를 넘어섰다.
이희상 회장은 알짜 회사와 자산을 매각해 동아원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은 신라호텔에서 2013년 인수한 고급 퓨전 레스토랑 ‘탑클라우드’를 포함한 외식사업 부문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또 최근 당진탱크터미널, 동아원 인천공장 등 1천억 원대 자산매각 계획도 밝혔다.
동아원은 17일 수입차량 판매정비사업 계열사 FMK 지분 100%를 200억 원에 처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FMK는 이탈리아 페라리와 마세라티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해 왔다. 마세라티는 지난해 국내에서 723대가 팔려 전년 대비 500%에 가까운 판매증가율을 보였다.
효성이 FMK 주식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 관계자는 "기존 수입차사업과 시너지를 위해 FMK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현준 사장은 최대주주로 있는 효성그룹 계열사 효성ITX를 통해 동아원 지분 3.82%를 취득해 한국제분, 이희상 회장에 이어 3대 주주로 올라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