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가 막판까지 인수를 놓고 저울질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금융지주 외에 MBK파트너스와 한화그룹도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은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이 매물로 나온 뒤 언론과 인터뷰에서 직접 “실무적 검토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다만 김 회장은 아직은 원론적 수준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BNK금융지주는 3대 지방 금융지주 가운데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다른 지방 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비은행부문의 강화가 필요하다.
BNK금융지주는 자산운용 등 금융투자회사를 두고 있지만 보험사와 카드사는 계열사로 두고 있지 않다. 만약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지방 금융지주 가운데 처음으로 카드사를 거느리게 된다.
특히 최근 DGB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다른 지방 금융지주들도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 DGB금융지주는 지방 금융지주 가운데 처음으로 은행, 증권, 보험을 모두 담은 종합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BNK금융지주는 특히 롯데손해보험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BNK금융지주가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하면 시너지를 내는 데 유리하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부산과 경남 지역에서 안정적 영업망을 갖추고 있는 데다 이 지역에 근거지를 둔 중소기업 고객도 많기 때문이다.
BNK금융지주의 최대주주가 롯데지주 외 특수관계인(7개사)으로 구성돼 둘 사이가 돈독한 데다 부산을 중심으로 경상남도에 연고를 두고 있는 공통점도 있다.
MBK파트너스 역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BK파트너스는 ING생명(현재 오렌지라이프)을 인수한 뒤 되팔아 '대박'을 쳤다. 2013년 ING생명을 1조8400억 원에 인수했는데 최근 신한금융지주에 2조2989억 원을 받고 넘겼다.
MBK파트너스는 이미 배당(6139억 원)과 기업공개를 통한 일부 지분 매각으로 1조7천억 원가량을 회수해 신한금융지주로부터 받는 매각대금은 고스란히 순이익이 됐다.
MBK파트너스가 처음 ING생명을 인수할 때만 해도 단기 차익을 노리는 사모펀드라는 점에서 국내 보험산업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인수한 뒤 무리없이 회사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이번에 롯데카드나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한다하더라도 이를 놓고 별다른 잡음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중에는 한화그룹이 오르내리고 있다.
한화그룹은 금융 계열을 보유한 국내 대기업 가운데 삼성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금융 계열사 규모가 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 10곳의 자산 합계는 132조6천억 원, 순이익 합계는 7900억 원 수준이다.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가 걸핏하면 매각설 등에 휘말리며 홀대를 당하고 있지만 한화그룹에서 금융 계열사는 앞으로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중심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나오면서 그룹 차원에서 투자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상무는 최근 발표된 한화생명 조직개편에서 영업, 지원, 미래혁신, 해외 등 4총괄 가운데 미래혁신 총괄과 해외 총괄을 함께 맡으며 경영보폭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한화그룹은 2010년 이후 여러 차례 주요 금융회사 인수합병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2013년 ING생명이 매물로 나왔을 땐 한화생명이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한화그룹은 당시 MBK파트너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 나서도 추이를 지켜보는 등 매우 강한 인수 의지를 보였다.
한화생명은 LIG손해보험 인수전에도 참여를 검토했지만 막바지에 인수 의사를 접었다.
이 밖에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서는 지주사제체로 전환을 앞둔 우리은행(우리금융지주)과 인수합병 여력이 가장 많은 것으로 꼽히는 KB금융지주 등도 주요 인수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