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가 사업 다각화를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OCI 본업인 태양광사업은 중국 의존도가 커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에 민감하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업황 부진을 극복하는 것을 넘어서 실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원을 다변화하려고 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OCI는 자회사 DCRE의 부동산 개발사업과 바이오부문의 투자 등 투 트랙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눈앞의 업황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실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에 따른 것이다. 부동산 개발사업이나 바이오사업은 투자에 따른 실적이 빠르게 나오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
OCI의 기초무기화합물 생산자회사 DCRE는 2008년 OCI로부터 물적 분할로 설립될 때 OCI가 보유한 인천 용현학익지구의 옛 동양제철화학 공장부지를 받았다.
OCI는 2017년 10월 이 부지의 개발 계획을 인천시로부터 최종 인가받았다. DCRE는 부지 안의 공장들을 철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DCRE 관계자는 “옛 공장들의 철거는 마무리 단계”라며 “빠르면 올해 안에라도 부동산 개발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부동산 개발계획의 가치를 4조 원 이상으로 평가했다.
OCI는 앞서 10월 말 바이오사업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공식화했다.
장기 전략적 투자의 일환으로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한 벤처회사를 인수하거나 지분에 투자해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5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바이오분야는 투자가 곧바로 실적으로 이어지는 부문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 신약을 개발하기보다 유망 벤처회사를 인수한다는 쪽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OCI가 바이오사업부를 신설한 것은 지난 7월이지만 곧바로 투자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투자가 공식화된 만큼 앞으로 바이오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OCI가 부동산 개발사업이나 바이오사업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들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OCI는 2014년부터 OCI-SNF를 매각하는 것을 시작으로 OCI리소시스, OCI머티리얼즈, OCI케미칼 등 자회사를 매각하는 군살빼기를 실행해 왔다.
이런 과정을 거쳐 OCI는 9월 기준으로 모두 1조2752억 원가량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 금융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OCI관계자는 “보유한 자금의 사용처와 관련해서는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OCI는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영업이익 하락세를 보였다.
1분기에 영업이익 1063억 원을 내 최근 3년 이래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냈다가 2분기 799억 원, 3분기 156억 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는 지난해 글로벌 태양광시장 성장의 절반 가량을 담당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중국시장의 급변 탓이다.
OCI는 2017년 기준으로 폴리실리콘 매출이 전체 매출의 46%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폴리실리콘 의존도가 높다. 전체 폴리실리콘 생산량의 80% 이상은 중국에 수출했다.
중국 정부가 태양광회사들에 보조금을 지급하며 태양광제품 설치를 장려하던 올해 5월까지만 해도 OCI의 실적 전망은 밝았다.
그러나 5월30일 중국의 태양광 정책이 보조금을 제한하고 태양광 설비의 누적 설치량 전망치를 낮추는 방향으로 뒤집히자 OCI의 영업이익도 급격하게 줄었다. 업황이 부진한 시기를 버텨내기 위해 10월 희망퇴직까지 실시했다.
11월 초 중국 에너지부가 내년 중국의 태양광 정책이 태양광회사들에 보조금을 다시 지급하고 태양광 설비의 누적 설치량 전망치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런 육성정책도 언제 어떻게 다시 뒤집힐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