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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갑, 한국전력의 원전 수출에 고난의 행군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18-11-29 16:4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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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사업의 운영권 일부를 뺏긴 게 아니냐는 논란이 또다시 벌어지면서 원전 수출을 추진하는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에게도 부담이 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정책이 원전 수출에 걸림돌이 된다는 비판 여론 속에 김 사장이 가시적 성과를 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7014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종갑</a>, 한국전력의 원전 수출에 고난의 행군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한국전력공사는 2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해명자료를 내고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의 운영권 일부가 프랑스전력공사(EDF)로 넘어갔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한국전력은 “아랍에미리트 원전운영업체 나와(Nawah)와 프랑스전력공사가 맺은 계약은 발전소의 직접 운영이 아닌 안전 등 일부 분야에 기술연구, 교육 등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10년 동안 제공하는 내용”이라며 “바라카 원전 운영권과 관련 있는 계약으로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한국전력은 “이번 계약이 원전 운영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소규모 기술자문 성격의 계약이었던 만큼 나와로부터 사전협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나와는 아랍에미리트원자력공사(ENEC)와 한국전력이 지분을 각각 82%와 18%가량 나눠 들고 있는 회사로 나와가 다른 업체와 주요 계약을 맺으려면 한국전력과 사전협의를 진행해야 한다.

한국전력은 2009년 국내 최초로 아랍에미리트에 원전을 수출했고 2016년 나와와 10년 단위의 운전 지원계약을 맺었다. 장기 유지보수계약은 현재 나와와 계약을 맺기 위한 세부사항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등 에너지 전환정책 기조 속에 2017년 말 아랍에미리트 원전사업이 어긋난 게 아니냐는 논란을 겪었는데 거의 1년 만에 또 다시 사업 진행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는 원전 정책과 관련해 국내에서는 장기적으로 탈원전을 추진하지만 해외에서는 원전 수출을 강화하는 '투 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등은 국내 탈원전정책이 원전 수출의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실제로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월성1호기 조기 폐쇄 등 구체적 조치를 취했지만 원전 수출과 관련해서는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

원전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김종갑 사장은 과거 산업자원부에서 일하며 통상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외교부 직원보다 뛰어난 영어실력을 지닌 산업자원부 관료로 꼽히기도 했다.

김 사장은 2007년 산업자원부 1차관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치고 하이닉스반도체 대표, 한국지멘스 대표 등을 역임한 뒤 4월 한국전력 사장을 맡으며 11년 만에 공공업무로 돌아왔다.

문 대통령이 공직을 떠난 지 10년 넘은 통상 전문 관료를 중용한 데는 원전 수출과 관련한 기대감도 녹아 있다는 말도 나왔다.

김 사장 역시 4월 취임사에서 “한국전력의 에너지 전환과 글로벌 경영을 시대의 엄중한 소명으로 받아들여 이 자리에 오게 됐다”며 에너지 전환정책과 함께 원전 수출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하지만 김 사장은 취임 뒤 원전 수출과 관련해 오히려 취임 이전보다 수출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전력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원전 수출사업은 크게 영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사업으로 나뉘는데 영국 원전사업은 7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잃은 데 이어 11월 한국전력과 건설 계약을 협의하던 영국 원전사업 법인 ‘뉴젠’이 청산을 결정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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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왼쪽)과 칼리드 알 술탄 왕립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장이 10월17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사업은 애초 1차 예비사업자 선정을 통해 원전 건설 후보국을 2~3개로 압축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7월 뚜껑을 열어보니 입찰에 참여한 다섯 나라에 모두 2차 기회가 주어졌다. 1차 예비사업자 선정 자체가 무의미해진 셈이다.

원전 수출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는 사안이 아닌 만큼 김 사장은 원전 수출과 관련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큰 부담을 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원전사업은 기존 사업자가 청산하면서 영국 정부가 처음 발주 단계부터 다시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사업은 2017년만 해도 올해 안으로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속적으로 선정이 늦어지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돼도 본 계약까지는 또 다시 시간이 필요하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결과가 가장 먼저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변수가 많은 만큼 영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체코 원전사업 모두 시기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10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전 수주 활동을 펼치며 “앞으로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원전 수주를 위해 정부와 긴밀한 협조하고 국내 원전업계의 역량을 결집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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