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은행장이 우리은행의 글로벌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내년부터 은행들의 이자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손 행장은 2019년에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해도 해외 개척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새 성장동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2019년 사업계획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손 행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외 사업에 관한 의견도 오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손 행장이 해외 사업과 디지털 분야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며 “이날 이사회에서도 두 분야의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내년 사업계획이 논의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손 행장은 행장에 취임한 뒤 계속 해외 사업을 확장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해외 사업을 전담하는 조직을 확대한 것을 시작으로 해외 지점망을 26개 나라 421곳으로 늘리며 영업 거점도 착실히 확보해 나가고 있다. 11월 기준으로 우리은행의 해외 지점 수는 세계 은행 가운데 20위권 수준이다.
우리은행은 해외 지점이 늘어난 덕에 해외에서 거두는 이익도 꾸준히 늘고 있다.
우리은행은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으로 1500억 원을 해외에서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누적 순이익이 10.4% 증가했다.
손 행장은 해외 사업의 역량을 길러 앞으로 다가올 국내 수익 감소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21일 내놓은 보고서에 “한국 은행들은 신흥국 시장으로 진출하고 해외자산 투자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 내용과도 궤를 같이 한다.
올해 정점을 찍었던 은행들의 실적은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내년부터 하락세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출 증가율이 내년 5%대로 둔화되고 경기 회복 지연으로 은행의 대손비율도 상승세로 바뀌며 어려워 질 것”이라며 “앞으로 금융 환경이 진퇴양난의 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행장이 이끄는 우리은행의 해외 사업은 국내 실적 감소를 메울 새 사업영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손 행장은 행장에 오르기 전부터 해외사업에 남다른 역량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손 행장의 풍부한 해외 경험을 이유로 꼽는다.
은행권 관계자는 “손 행장은 미국 LA지점에서 지점장으로 근무하며 풍부한 해외경험을 쌓았다”며 “이 같은 경험은 손 행장이 해외 사업 감각을 기르는 토대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