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관계자는 22일 “김 부사장 영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계열사나 직급 관련 부분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주 김 부사장의 사표가 수리된 만큼 LG가 김 부사장을 영입하는데 문제는 없어 보인다.
LG그룹은 LG전자를 필두로 자동차 전장사업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전문가가 내부에 없다는 게 약점으로 지적되는 만큼 구 회장이 김 부사장을 영입해 전장사업의 성장전략을 새로 짜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2014년 LGCNS의 자회사 V-ENS와 자동차 부품 관련 부서들을 통합해 그룹의 성장동력인 자동차 전장사업을 담당할 VC사업본부를 신설했다.
V-ENS 대표를 맡고 있던 이우종 전 V-ENS 대표이사가 LG전자 VC사업본부장 사장에 올랐으나 전장사업 몸 풀기가 좀처럼 끝나지 않아 애를 먹어왔다.
구 회장은 이런 전장사업 부진이 글로벌 자동차 생태계에 잔뼈가 굵은 인물의 부재 때문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이 사장은 대우자동차에서 경력을 시작해 LGCNS와 V-ENS를 거치며 자동차 관련 사업을 맡아오긴 했지만 완성차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기간은 길지 않다.
반면 김 부사장은 자동차 전문가다.
기아자동차 연구소 구동설계팀, 르노삼성 자동차 연구소 중대형 기술개발 총 책임자(Chief Vehicle Engineer), 한국타이어 글로벌 구매본부장과 연구개발본부장 등에서 일하며 국내외 완성차기업과 유기적으로 소통해왔다.
김 부사장의 경험은 LG전자가 최근 인수를 마무리한 글로벌 헤드램프 기업 ZKW와의 시너지를 높이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LG전자가 LG화학과 함께 키우고 있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사업에서도 글로벌 완성차업계와 협력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김 부사장이 기아자동차와 삼성자동차 등에서도 연구개발(R&D) 팀과 구매담당팀을 맡았던 것으로 안다”며 “최근에는 대전에 있는 한국타이어 연구개발센터 소장만 담당했지만 글로벌 구매조직 강화와 자동차 설계, 개발 등에서 두루 역량을 갖추신 분”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이 젊은 편에 속한다는 점도 구 회장이 영입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부사장은 1962년 생 올해 56세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내정자의 영입에 이어 김 부사장까지 영입이 추진되면서 구 회장이 그리는 인적 쇄신의 폭과 속도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재계에서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