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8-11-14 18:4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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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가 글로벌 미디어 공룡이라 불리는 넷플릭스와 동행으로 유료방송 점유율 확대에 힘을 싣는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IPTV사업에서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데 넷플릭스와 협력으로 성장세에 날개를 달 수 있다.
▲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16일부터 IPTV인 ‘U+tv’를 통해 넷플릭스 콘텐츠를 단독으로 서비스한다.
이통사는 선택약정 가입자 증가와 요금할인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 방어에 고전하고 있는데 IPTV사업은 실적 하락을 방어하는 좋은 돌파구가 되고 있다.
올해 3분기 국내 이동통신3사의 IPTV 가입자가 모두 확대될 만큼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는 데 LG유플러스의 가입자 증가폭이 가장 크다. 그만큼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뜻이다.
LG유플러스의 3분기 말 IPTV 가입자수는 390만8천 명으로 올해 들어 10.2% 늘었다.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IPTV 가입자는 465만9천 명, KT는 777만5천 명으로 각각 지난해 말보다 6.6%, 4.1%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어린이 콘텐츠 ‘U+tv 아이들나라’에 이어 올해 8월에는 기존 TV중계와 차별화된 콘텐츠 서비스인 ‘U+tv 프로야구 및 골프’ 등을 내놓는 등 다양한 연령대 가입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새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넷플릭스까지 더해지면서 LG유플러스는 IPTV시장 점유율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세계 유료방송업계에서 '시장 파괴자'로 경계 대상 1호에 올라 있을 만큼 강력한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유플러스 처지에서는 든든한 우군을 확보한 셈이다.
넷플릭스는 영국 진출 5년 만에 주문형 비디오(VOD)시장에서 점유율 59%를 장악했고 프랑스에서는 3년여 만에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미국에서는 이른바 ‘코드커팅’으로 불리는 현상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케이블TV나 인터넷TV 등 유료 방송 서비스를 아예 끊고 넷플릭스만 보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것을 뜻한다.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제휴를 놓고 경쟁 통신사들을 비롯해 지상파 방송사들이 ‘미디어산업 생태계 파괴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경계하고 나선 이유기도 하다.
넷플릭스가 최근 해외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은 LG유플러스의 IPTV 성장세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안방시장인 미국을 앞질렀다. 조만간 미국에서 성장이 정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넷플릭스는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해외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넷플릭스는 한국 예능이나 드라마가 한류 열풍을 이끌며 동남아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한국시장을 추후 아시아권 공략의 교두보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한국 상주팀을 5월부터 가동하면서 한국 콘텐츠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예전에는 넷플릭스 한국 업무는 싱가포르 아시아태평양(AP)본부에서 맡아왔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통신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넷플릭스가 진출하기 좋다”며 “아시아 지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한국 영화와 콘텐츠를 좋아하는 만큼 아시아 전략의 중요한 부분으로서 한국에 큰 투자를 하려 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가 아시아시장 공략에 앞서 한국 시장의 성공을 위해 통큰 투자를 한다면 LG유플러스 처지에서 큰 이득이 될 수 있다.
LG유플러스로서는 넷플릭스가 생산한 차별화된 콘텐츠로 가입자 확대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올해 영화와 드라마 제작에 9조 원을 투자하며 압도적으로 많은 수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있다. 여기에 한국 콘텐츠도 포함돼 있다.
넷플릭스는 내년 초부터 자체 제작한 한국 동영상 콘텐츠들을 대거 쏟아내기로 했다. 조선판 좀비물 ‘킹덤’과 ‘좋아하면 울리는’,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범인은 바로 너! 시즌2’ 등 드라마부터 예능까지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돼 있다.
이는 일본시장에서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넷플릭스의 의지로도 읽힌다.
넷플릭스는 3년 전에 일본에서 소프트뱅크와 협업체계를 꾸렸는데 가입자 증가 효과를 크게 보지 못했다.
일본 현지 시장의 특성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고 대부분 미국 드라마 중심의 콘텐츠를 내보낸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현재 일본에서 넷플릭스 가입자 수가 몇 년째 50만 명 아래에 머물러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