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2018-11-14 17: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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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을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14일 NH농협금융지주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계열사 최고경영자 가운데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오병관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은 연임 가능성이 크다.
▲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서기봉 NH농협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 고태순 NH농협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은 상대적으로 교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 행장은 이번 NH농협금융지주 최고경영자 인사에서 가장 연임이 유력해 보인다. 취임한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데다 성과도 확실하다.
NH농협은행은 2018년 3분기까지 누적으로 9339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2017년 같은 기간 순이익 5160억 원보다 81% 늘어난 것이다.
NH농협금융지주의 2018년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 순이익이 1조771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NH농협은행의 실적 증가가 NH농협금융지주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행장은 실적 외에도 베트남 금융당국을 설득해 NH농협은행의 베트남 하노이 지점의 영업기금을 3500만 달러에서 8천만 달러로 늘리고 NH농협은행의 최초 해외법인 인수 사례인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를 출범하는 등 활발한 해외사업 행보를 보였다.
디지털사업부문에서도 NH농협은행의 3분기 고객 10만 명당 민원 발생건수는 0.23건으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민원 발생이 적은 은행이라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오병관 NH농협손해보험 사장도 비교적 연임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NH농협손해보험은 올해 꾸준히 자산 규모를 늘리면서 장기·일반·정책보험 등 전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012년 농협의 신용(금융)과 경제분리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총자산규모가 10조 원을 넘었다.
다만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28억 원으로 2017년 같은 기간 순이익 167억 원과 비교하면 83.2% 줄었다. 올해 폭염, 태풍 등 자연재해가 많아 정책성 보험지급이 많았기 때문에 NH농협손해보험의 순이익 감소를 모두 오 사장의 경영책임이라고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임기를 1년 밖에 채우지 않았다는 점도 연임 가능성을 높인다. 오 사장은 NH농협손해보험에서 연임을 하지 않더라도 NH농협생명으로 자리를 옮길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반면 서기봉 NH농협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은 교체 가능성이 커 보인다.
2년의 임기를 보낸 데다가 NH농협생명의 실적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NH농협생명의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8% 감소한 268억 원이다.
고태순 NH농협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 전망은 불투명하지만 교체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NH농협캐피탈의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416억 원으로 2017년 같은 기간보다 45.4% 늘었다. 실적은 나쁘지 않지만 2년의 임기를 채웠고 NH농협캐피탈의 체질 개선 및 질적 성장 등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어떤 인사 방침을 내보일지도 중요한 변수다.
이번 인사가 김 회장의 취임 뒤 첫 인사이므로 김 회장이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과감한 선택을 할지 아니면 농협중앙회와 기존 농협 내 관행을 따를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농협금융은 자회사 최고경영자에 관행상 2년의 임기를 채우게 한 뒤 교체해 왔다"며 ”김 회장의 첫 계열사 최고경영자 인사라는 점에서 김 회장이 인사방침을 얼마나 관철할지 내부에서도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번 인사를 앞두고 “전문성에 초점을 두고 업무경력 등을 고려해 우수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인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