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내년에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에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활발한 시설 투자를 벌이면서 출하량을 크게 늘릴 것으로 전망됐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내년에 세계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 증가폭이 모두 올해와 비교해 줄어들 것"이라며 "업체들이 업황 악화를 우려해 투자계획을 바꾸고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을 우려해 반도체 증설 투자를 계획보다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세계 D램 평균 가격은 올해보다 12%, 낸드플래시 가격은 26%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주요 반도체기업들이 투자를 축소해 업황을 조절하면서 D램 가격 하락폭은 내년에 점차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도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나 마이크론과 달리 내년 메모리반도체 시설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의 내년 D램 출하량 증가율은 올해보다 19%, 낸드플래시는 3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마이크론의 D램 출하량은 21%, 낸드플래시는 25%의 증가폭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의 D램 출하량은 올해보다 23%,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40% 늘어 메모리반도체 상위 3개 기업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추정됐다.
도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내년 초 완공되는 중국 D램공장과 최근 완공한 청주 낸드플래시공장을 통해 반도체 출하량을 확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SK하이닉스가 예상대로 메모리반도체 시설 투자를 공격적으로 벌인다면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 과잉에 더욱 무게를 실어 업황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시장 점유율이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와 비교해 늘어나는 효과가 예상된다.
도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D램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며 "투자계획을 분기 단위로 업황에 맞게 조정하면서 내년에 이익 증가를 추진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