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을 통해 국내 경제가 고용과 투자 부진에 더해 대외적 불확실성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바라봤다.
최근 경제 동향에 2개월 연속으로 ‘경제 회복세’라는 단어를 싣지 않으면서 향후 경제를 이전보다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모습도 보였다.
▲ 기획재정부는 9일 '11월 최근 경제동향'을 통해 국내 경제가 고용과 투자 부진에 빠졌고 대외 불확실성도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사진은 7일 경기도 수원시청에서 열린 일자리박람회 현장. <연합뉴스> |
기재부는 9일 경제 동향 11월호를 통해 “우리 경제는 전반적으로 수출과 소비에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투자와 고용은 부진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심화, 국제유가의 상승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2017년 12월~2018년 9월에 나온 최근 경제 동향에 ‘우리 경제의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문구를 연속으로 넣었지만 10월과 11월에는 그 문구를 싣지 않았다.
이번 경제동향에는 “9월 산업활동 동향이 조업일수 감소 등에 따라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는 말도 들어갔다. 2018년에 처음으로 경제동향에 산업활동 동향의 부진이 언급됐다.
기재부는 “세계 경제가 계속 성장하는 가운데 수출도 호조세를 지키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고용상황이 미흡하고 미국의 중국의 무역갈등 지속, 미국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 국제유가의 상승,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 등 위험 요인도 함께 있다”고 분석했다.
9월 취업자 수는 2017년 같은 기간보다 4만5천 명 늘어났다. 8월의 3천 명보다 숫자가 늘어나긴 했지만 8개월 연속으로 취업자 증가 수가 10만 명을 밑돌았다. 실업자 수는 102만4천 명으로 집계돼 9개월 연속으로 100만 명을 웃돌았다.
10월 수출액은 549만7천만 달러로 집계돼 2017년 같은 기간보다 22.7% 증가했다. 10월 기준의 역대 수출액 가운데 두 번째로 많다. 그러나 하루 평균 수출액은 23억9천만 달러로 확인돼 2017년 10월보다 4% 줄었다.
9월 소비액은 8월보다 2.2% 줄었다. 소매판매 기준으로 의복을 포함한 준내구재의 판매액이 늘었지만 승용차를 비롯한 내구재와 화장품 등의 비내구재 판매액은 줄었다.
10월 소비 속보치를 살펴보면 국산 승용차의 내수 판매량이 2017년 같은 기간보다 22.7% 증가했다. 카드 국내 승인액도 같은 기간 13.2% 늘어났다. 다만 할인점 매출액은 12.2% 줄었다.
9월 설비 투자액은 8월보다 2.9% 늘어났다. 운송장비 투자가 줄어든 부분을 기계류 투자의 증가가 상쇄한 영향을 받았다. 건설투자(건설기성)은 8월보다 3.8% 줄었다.
10월 국내 금융시장을 보면 증시는 전반적으로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이어졌고 이탈리아의 재정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영향을 미쳤다.
10월 주택시장을 살펴보면 수도권 중심으로 매매 가격이 상승했다. 전세 가격을 보면 수도권은 상승했지만 지방은 하락해 전반적으로 9월보다 떨어졌다.
기재부는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재정 보강 등을 통해 경제 활력을 끌어올리겠다”며 “저소득층과 자영업자의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지원대책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