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은 10월30일 인천 청라에 위치한 하나금융그룹 통합데이터센터에서 열린 ‘디지털 비전 선포식’에 참여해 전체 계열사의 임·직원들을 한 데 모아두고 하나금융그룹을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해외출장 일정도 빡빡하게 잡혀 있다. 김 회장은 11월 베트남, 12월 홍콩, 2019년 1월에는 대만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현지 영업망을 점검하고 홍콩에서는 글로벌 협력회사와 미팅을 진행한다.
김 회장은 그동안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에 휘말려 한동안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가 6월 무혐의 처리를 받은 데다 국정감사도 무사히 넘기면서 다시 활발한 사업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이 좋은 경영성과를 확보했다는 점도 김 회장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배경으로 꼽힌다.
하나금융지주는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조8921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8% 증가한 것이다. 2015년 하나금융지주가 설립된 후 역대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봤다.
자본 적정성과 자본 건전성도 개선됐다. 국제결제은행(BIS) 보통주 자본비율은 9월 말 기준 12.99%로 2017년 말보다 0.25% 높아졌다. 고정이하 여신(NPL)비율은 0.61%로 2017년 말보다 0.17%포인트 좋아졌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 합병 마무리, 희망퇴직 실시 등으로 3분기에 수익성을 개선한 것”이라며 “그동안 채용비리 관련 이슈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했던 비은행 강화나 인수합병 등에도 힘을 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디지털 금융 및 해외사업 등 하나금융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분야에 먼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금융그룹 최초로 전체 계열사의 정보통신기술(IT)센터를 인천 청라에 한 데 모아뒀으며 현재 1800명 수준의 IT 인력을 3500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또 올해부터 신입직원들이 코딩을 배울 수 있도록 할 계획도 세워뒀다.
김 회장은 최근 하나금융그룹의 디지털 비전 선포식에서 “지구의 물 대부분이 바닷물, 얼음 등으로 먹을 수 없듯이 데이터도 아직은 전부 활용할 수 없지만 1%만 분석해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등 데이터를 금융회사의 미래먹거리로 삼아 앞으로 데이터를 활용한 정보를 이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사업 역시 김 회장이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특히 신남방정책의 요충지로 꼽히는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10월 기술 기반 회사 라인파이낸셜아시아와 업무협약을 맺으며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 금융사업을 벌일 기반도 마련해뒀다.
김 회장은 “라인의 디지털 기술과 KEB하나은행의 리테일 금융 결합을 통해 신남방정책의 핵심 지역인 인도네시아에서 새로운 금융모델을 구축해 미래 은행산업에 혁신을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