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10월 알뜰폰에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로 이동한 가입자는 6만6827명으로 나타났다.
10월 알뜰폰에서 이통3사로 번호이동한 순감 규모는 2만3406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알뜰폰 사업자는 올해 들어서만 7만5469명의 알뜰폰 가입자를 이통3사에 빼앗겼다.
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에서 4만 명 이상의 고객이 이통3사로 빠져나갔다.
알뜰폰 가입자 감소에는 이통3사의 새 요금제 출시가 막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모두 올해 들어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고 요금을 내리는 방향의 요금제 개편을 실시했는데 모두 3만3천 원짜리 저가 요금제를 출시했다. 25% 선택약정 요금할인을 받으면 2만4750원에 이용할 수 있어 사실상 알뜰폰에 가입할 이유가 줄어든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신규 요금제를 알뜰폰에도 판매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이통3사에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뜰폰 사업자들을 통신사의 망을 빌려 쓰기 때문에 통신사와 협의를 거친 뒤에야 LTE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다.
한 알뜰폰 회사는 이런 이통3사의 행태가 ‘불공정행위’에 해당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업황이 악화되자 CJ헬로가 최근 알뜰폰사업에서 힘을 빼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말이 나온다.
CJ헬로는 10월24일 이뤄진 임원인사에서 알뜰폰을 담당하는 모바일사업본부 본부장 자리를 공석으로 비워뒀다.
알뜰폰업계의 한 관계자는 “CJ헬로는 한때 모바일사업본부에 임원 2명을 배정하며 회사 차원에서 알뜰폰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며 “하지만 이번 인사를 포함해 최근 들어 CJ헬로가 알뜰폰사업에 소극적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CJ헬로는 이런 해석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CJ헬로 관계자는 “악화되고 있는 알뜰폰사업 환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모바일사업본부를 변동식 대표 직속으로 편제했다”며 “알뜰폰사업을 축소하거나 정리할 것이란 소문은 근거가 없는 추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CJ헬로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LG유플러스도 알뜰폰사업을 제외하고 인수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J헬로의 알뜰폰 가입자는 약 84만 명으로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가입자당 약 18만 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다. 알뜰폰사업까지 포함해 CJ헬로를 인수하려면 약 1500억 원을 더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LG유플러스로서는 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알뜰폰사업을 굳이 인수할 필요가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게다가 CJ헬로는 현재 KT와 SK텔레콤 망을 활용해 알뜰폰사업을 하고 있어 LG유플러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도 많지 않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CJ헬로 알뜰폰 가입자는 1년 만에 86만 명에서 84만 명으로 역성장했다”며 “알뜰폰업계의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사업을 축소하거나 포기하는 방안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