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은행장이 주 52시간 근무제를 정착하며 직원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손 행장이 지주사 회장 겸직을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우리은행 직원들로 이뤄진 우리사주조합은 손 행장의 겸직을 지지할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1일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지 한 달째를 맞았다.
손 행장은 8월 노조와 합의를 통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빠른 10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최근 우리은행 직원들 사이에서 손 행장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직원들의 퇴근 시간을 앞당기기 위해 10월부터 오후 6시20분이면 사무실 컴퓨터가 꺼지고 저녁에는 구내식당이 운영하지 않는 등 직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직원들의 생활에 큰 변화가 있다"며 "저녁 시간을 통해 자기개발을 하는 직원들이 늘어나 근무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게다가 손 행장이 취임한 올해는 우리은행의 실적까지 좋다.
우리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조9034억 원을 냈다.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우리은행 직원이라면 근무 환경을 개선한 데다 호실적까지 이끈 손 행장을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지주사 회장 겸직을 바라보고 있는 손 행장에게 직원들의 지지는 단순한 내부 결속 이상의 의미가 있다.
우리은행 직원들로 구성된 우리사주조합은 우리은행 지분의 5.6%를 들고 있다. 우리은행의 과점주주들이 4~6% 지분을 들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웬만한 과점주주보다 영향력이 크다.
게다가 우리사주조합은 예금보험공사가 쥐고 있는 정부의 우리은행 지분을 더 매입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말뿐인 ‘회사의 주인’이 아니라 실제로 회사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힘을 지니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우리은행 지주사 회장 후보로 거명되던 이름들도 처음에는 난립했으나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강한 경고발언 이후 하나 둘 모습을 감추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우리은행 지주사 회장 후보로 김종운 전 우리금융 부사장,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과 우리은행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김장학 전 광주은행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등이 거명됐다.
변양균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도 지주사 회장 후보 가운데 하나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주사 회장이라고 언론에 거명되는 후보 가운데는 스스로 언론에 부탁해 이름을 올려달라고 하는 ‘자가발전’도 많고 자격이 맞지 않는 후보들도 있는 것 같다”며 “시장에서 인정받는 분이 선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7일 금융위원회의 지주사 전환 인가가 난 뒤 이사회를 열어 지주사 회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