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판매량을 크게 늘리는데 성공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 증가율은 일본 토요타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정 회장은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계속 내리막길을 걸어 고민이 깊었는데 한숨을 돌리게 됐다.
4일 미국 자동차 통계전문 사이트인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현대차의 2월 판매량은 5만250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늘었다. 기아차는 6.8% 늘어난 4만4030대를 판매했다.
◆ 제네시스 쏘나타 산타페 K5 판매 늘어
현대차의 2월 판매실적은 제네시스와 쏘나타, 산타페가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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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제네시스는 2233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5.3%나 늘었다. 쏘나타는 1만3987대, 싼타페는 8762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5%와 25.3% 늘었다.
기아차의 경우 K5(현지명 뉴옵티마)가 1만1584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쏘렌토가 8518대로 그 뒤를 이었다.
현대기아차의 지난 2월 판매 증가율은 미국 7대 대형메이커 가운데 토요타(13.3%)에 이어 2위다.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은 1월 7.2%에서 2월 7.7%(현대차 4.2%, 기아차 3.5%)로 올랐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다.
현대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은 2011년 8.9%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12년 8.7%, 2013년 8.1%, 2014년 7.9% 등으로 갈수록 떨어졌는데 이번에 반등했다.
◆ 현대차, 제값받기로 점유율 올려
현대차와 기아차의 2월 판매량은 나란히 증가했으나 그 이유는 다르게 분석된다. 현대차는 차값 할인에 나서지 않은 상태에서 거둔 실적이라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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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제네시스 |
현대차가 딜러에게 주는 판매장려금(인센티브)은 지난해 2월 1683달러에서 올해 2월 1844달러로 소폭 늘었다. 하반기 신차 출시를 앞두고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 구형 모델에 대한 재고판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평균이 2623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적은 액수다. 현대차의 올해 1월 판매장려금도 1791 달러였다.
반면 기아차는 2월 판매장려금을 3천 달러로 경쟁사들 가운데 크라이슬러 3145달러, GM 3247달러 다음으로 높였다. 기아차가 차를 많이 팔긴 했지만 제값을 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 미 동부지역 한파, 자동차시장에 악영향
미국의 2월 자동차 판매대수는 1623만 대를 기록해 예상치 1670만대를 밑돌았다. 미국 경기활황에도 동부지역의 한파가 악영향을 끼쳤다.
업체들도 희비가 엇갈렸다. GM은 23만1378대를 팔아 지난해 2월보다 판매량이 4.2% 늘었지만 예상치 23만3707대에 미치지 못했다.
포드의 2월 판매대수는 18만38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줄었다. 예상치 19만4872대에도 많이 모자랐다.
크라이슬러는 16만3586대를 팔아 6% 증가했지만 예상치 16만8172대에 이르지 못했다.
닛산의 판매량은 지난해 2월보다 3% 증가한 11만8436대로 집계됐다. 역시 예상치 12만1183대를 밑돌았다.
반면 토요타는 18만467대를 팔아 13.3% 증가했고 BMW도 2만8998대를 팔아 18.1%나 증가했다.
이밖에 스바루(4만1358대, 18.5%), 미쓰비시(7533대, 26.0%) 등 일본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