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중국 D램업체를 상대로 강도 높은 제재 조치를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사업 및 기업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31일 "중국 푸젠진화가 단기간에 D램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며 "하지만 미국의 제재로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
미국 상무부는 푸젠진화가 미국 기업에서 소프트웨어와 장비, 소재 등을 사전 승인 없이 수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새 규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푸젠진화가 D램을 설계한 뒤 생산해 테스트하는 일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며 "반도체업종 전반에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에 영업이익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어 중국 반도체기업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 실적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이 중국 반도체기업의 시장 진출 의욕을 꺾을 수 있는 제재 조치를 발표하며 한시름을 놓게 된 셈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사업 육성 목표를 방해하기 위한 견제 작업에 시동을 건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의 D램 기술 개발이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중국의 반도체시장 진입에 따른 공급 과잉과 경쟁 심화 우려가 일부 해소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최근 D램 등 메모리반도체의 수요 둔화, 중국 반도체기업의 진출에 따른 공급 과잉 가능성 등이 반영되며 큰 폭으로 떨어졌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푸젠진화가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의 기술을 도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어 미국의 제재가 충분히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황 연구원은 "중국이 D램 대신 이미 현지 반도체기업의 기술 개발 성과를 확인한 낸드플래시에 역량을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