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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이 한국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전자상거래회사와 출판회사들이 아마존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마존이 ‘세상의 모든 것을 판다’는 회사인 만큼 아마존이 한국에서 어떤 사업을 펼치느냐에 따라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 해외직구보다 역직구 시장 먼저 노려
4일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3월 중 아마존서비스코리아를 기반으로 국내사업을 시작한다.
아마존은 최근 박준모 구글코리아 전략광고주 사업본부 총괄을 아마존서비스코리아 지사장으로 영입했다.
박 지사장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IBM코리아에 입사했다. 2008년부터 구글코리아로 자리를 옮겨 온라인광고 부문에서 유통금융 총괄을 맡았다.
박 지사장은 기존에 국내 클라우드 영업을 담당해 온 ‘아마존웹서비스코리아’의 염동훈 지사장과 함께 아마존의 한국사업을 각각 이끌게 된다.
아마존서비스코리아는 국내에 판매자들을 모집해 아마존닷컴에서 한국상품 판매 업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서비스코리아는 국내에서 해외직구 시장을 놓고 경쟁 하기보다는 한국상품을 해외시장에 파는 것을 겨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서비스코리아가 이런 사업을 먼저 추진하는 데 중국의 알리바바 견제 목적도 깔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이 알리바바를 견제하기 위해 한국업체들로부터 상품을 조달해 중국이나 미국 등에 팔려고 한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해외직구족인 ‘하이타오족’은 3500만 명 이상으로 급증하고 있지만 이들이 구매하는 한국상품은 아직 1%의 비중만 차지해 향후 성장성이 큰 편이다.
아마존이 이런 사업을 펼칠 경우 국내기업들은 더욱 쉽게 해외에 판매할 수 있는 유통채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아마존, 출판 서비스도 진출하나
아마존은 세계 클라우드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의 ‘클라우드 공룡’이다.
아마존은 이미 2012년부터 국내기업에 서버와 스토리지를 임대해주는 클라우드사업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가 아마존 서버를 빌려쓰는 국내 최대고객이다. 아마존이 국내 클라우드시장에서 거두고 있는 매출은 이미 업계 최고수준인 1천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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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가 지난해 9월 '킨들 HDX 태블릿 PC'를 들어보이고 있다. |
아마존은 이번 한국진출 확대를 통해 앞으로 국내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바탕으로 전자상거래의 ‘IT인프라’ 구축사업에도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이 주력 전자책 단말기인 ‘킨들’을 국내에 들여 와 출판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마존은 킨들을 통해 월 9.99달러로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해 미국 전자책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아마존은 미국 출판시장의 30%, 전자책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미국에서 팔린 책 4권 가운데 1권이 전자책일 정도로 전자책이 성장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3분의 2가 아마존을 통해 팔렸다. 아마존이 킨들을 앞세워 미국 출판시장에서 전자책이라는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하고 콘텐츠를 독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출판시장에서 아마존이 앞으로 한국 전자책시장에도 진출할지 주목하고 있다.
아마존은 최근 들어 예스24 등 국내 온라인서점은 물론이고 일부 대형 출판사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 그동안 제휴를 맺어온 전자책 전문서점 '코끼리북'을 통해 국내 주요 출판사 20곳의 책 1500여 권을 등록했다. 아마존은 코끼리북의 성공에 따라 국내 전자책 진출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마존이 킨들 단말기를 한국에 내놓고 전자책시장에 뛰어들면 1년 이내로 출판시장이 재편될 수도 있다”며 “그러나 국내 출판시장이 크지 않은 만큼 아마존이 전자책시장 진출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