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 인도네시아, 중국 등을 방문하며 글로벌사업을 직접 살피고 있다.
김 회장은 12일부터 3일 동안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 참석한 뒤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을 찾아 사업내용과 직원들을 일일이 챙겼다.
7월에는 중국 지린성 정부가 주최한 국제 금융행사에 참석하며 현지 관계자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어두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및 중국에 기반을 둔 회사들과 업무협력을 맺고 현지화에 속도를 낼 계획도 세워뒀다.
최근 인도네시아 KEB하나은행은 모바일 플랫폼 기업인 라인파이낸셜아시아와 업무협력을 맺고 디지털 금융사업을 벌이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하나금융지주도 일찌감치 중국 지린성 정부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금융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 회장의 ‘글로벌사업’ 강화 기조는 실적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의 중국 법인인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는 3분기 순이익 669억 원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285억 원)보다 순이익이 134%나 대폭 늘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사드 갈등에 따른 여파가 줄어들면서 하나은행 중국 법인이 공격적 영업활동을 펼친 덕분으로 분석된다.
KEB하나은행은 중국 전역에 30곳 이상의 거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연말까지 중국 지린성에 신규 분점을 설립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인도네시아 KEB하나은행은 기술기업과 손잡고 모바일 뱅킹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빠르게 이익 규모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라인아시아파이낸셜은 인도네시아의 대표적 메신저로 꼽히는 라인을 통해 현지인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고 있어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이 현지 고객을 확보하는 데 보탬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그룹은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통합하면서 글로벌 사업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뒀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24곳 나라에 158곳의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 4곳 가운데 글로벌 부문 순이익 규모도 가장 큰 편이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약 2975억 원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은행이 글로벌 네트워크 및 인프라를 보유했던 덕을 본 것으로 풀이된다. 외환은행은 2015년 9월 하나은행에 통합될 당시 해외 22곳 나라에 88개 영업망을 구축해두고 있었다.
김 회장은 이를 토대로 2025년까지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사업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국내 은행 업계가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예대마진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은행권의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하나금융그룹이 외환은행 합병으로 구축해둔 글로벌 네트워크가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