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오른쪽)와 서병수 자유한국당 후보가 15일 부산일보 소강당에서 열린 ‘부산일보 지방선거 보도자문단 초청 부산시장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
선거 때마다 떠오르는 동남권 신공항 이슈가 부산에서 재점화했다.
이미 2년 전 결론이 내려진 사안을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다시 들고 나왔다. 4년 전 같은 공약으로 당선됐던
서병수 자유한국당 후보는 난색을 보인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어 부산시장 선거의 변수로 부상했다.
가덕도 신공항은 동남권 신공항의 대안 가운데 하나다. 동남권 신공항은 2002년 부산 도시기본계획에서 김해공항의 대안으로 처음 제기된 뒤 2016년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확정되기까지 14년 동안 선거철마다 되풀이된 사안이다.
정부는 2009년 신공항 후보지를 밀양과 가덕도로 압축했으나 2011년 두 곳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아 백지화됐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가 다시 신공항건설을 공약해 불씨를 되살렸으나 2016년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이 수행한 연구용역에서 가덕도는 최고 679점으로 김해공항(832점)은 물론 밀양(722점)에도 뒤졌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7년 대선 때 김해공항을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확장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면서 김해공항 확장방안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러나 당시 문재인 캠프의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오 후보는 2월27일 부산시장 출마 기자회견에서 첫 번째 과제로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계속 가덕도 신공항 추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 후보는 “김해신공항은 박근혜 정부가 정치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김해신공항이 산을 깎아야 하고 소음문제로 24시간 운영이 어렵다는 점을 들어 가덕도 유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외부기관의 연구용역을 거쳐 이미 결정된 사안을 뒤집기가 힘든 데다 문재인 정부 역시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해 이제 와서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는 것은 실현가능성이 낮다는 시각이 많다.
여론 역시 김해공장 확장에 무게를 싣는다. 이데일리 의뢰로 리얼미터가 13~14일 부산 거주 만19세 이상 남녀 809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김해공항 확장을 찬성한 의견이 51.2%, 가덕도 신공항 찬성은 38.0%였다.
지난 2월23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부산 거주 만19세 이상 남녀 82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김해공항 확장이 48.4%, 가덕도 신공항이 37.5%로 차이를 나타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그런데도 오 후보가 가덕도 신공항 공약을 놓지 않고 있는 것은 경쟁자인
서병수 자유한국당 후보를 겨냥하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 후보는 15일 부산일보 강당에서 열린 후보 토론회에서 “서 후보가 4년 전 왜 가덕도 신공항을 주장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후보는 역시 2014년 지방선거 때 가덕도 신공항 추진 공약을 내놓았다. 서 후보는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실패하면 시장 자리를 내려놓겠다고 약속했지만 2016년 가덕도 신공항이 무산된 후에도 시장을 사퇴하지 않았다.
서 후보는 토론회에서 “가덕도 신공항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면 해야 한다”면서도 “신공항은 국책사업으로 부산시가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국토부가 권한을 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해신공항 이전을 고려한 적 없다는 김현미 장관의 답변을 받았다”며 “이걸 다시 원점으로 돌리면 대구, 경북 등과 또다시 갈등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오 후보는 “국토부와 문제는 내가 해결할 것”이라며 “대통령을 직접 만나서 정치적 판단으로 잘못된 결정을 풀어나가겠다”고 자신했다.
오 후보와 서 후보는 2014년 지방선거 때 맞붙었다. 당시에는 오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했는데 서 후보 득표율 50.7%, 오 후보 득표율 49.3%로 접전 끝에 서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현재까지 여당 프리미엄을 업은 오 후보가 상당한 격차로 서 후보를 따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