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술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 앞당긴다, 신소재 개발 수년 단축

▲ 2023년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행사에서 삼성SDI가 공개한 전고체 배터리 실물 크기 모형(mock-up).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면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는 시간이 절반 이상 단축될 수 있다는 업계 임원의 발언이 나왔다. 

전고체 배터리에 사용할 수 있는 신소재 발견에 인공지능이 기여해 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논리다. 

24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배터리업체 유미코어의 최고경영자(CEO) 마티아스 미드라이히가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배터리 소재의 연구 기한을 5~6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 발언을 보도했다. 

그는 이어 “인공지능은 특히 전고체 배터리 관련 소재를 찾는 데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며 이는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의 4대 구성요소인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과 전해액 가운데 전해액과 분리막을 없애고 그 부분을 이온을 전도할 수 있는 고체 상태의 물질로 대체한 배터리다. 

기존의 액체 전해질 배터리보다 온도 변화와 외부 충격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같은 크기의 액체 전해질 배터리보다 주행 거리가 2배 더 길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일본 토요타와 한국의 삼성SDI 등이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데 유미코어의 주장대로면 상용화 시점이 앞당겨질 수도 있는 셈이다.

유미코어는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에서 배터리 소재의 연구 개발 데이터를 분석하고 신소재를 찾을 수 있는 ‘배터리 소재 인공지능 플랫폼’을 운영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립연구소(PNNL)와 협업해 인공지능 기술로 고체 상태의 전해질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인공지능을 접목한 알고리즘으로 3200만 개의 물질 가운데 배터리에 쓰일 신소재를 찾는 데에 80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미국 국립 연구소인 아르곤 에너지 저장 과학 협력 센터(ACCESS)의 책임자 벤캇 그리니바산은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인공지능을 이용하면 엄청난 양의 실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 배터리 신소재를 발견하는 작업에 매우 낙관적”이라고 의견을 냈다.  

다만 미드라이히 CEO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실험실 환경이 아닌 실제 생산 현장에서 신소재가 제 성능을 발휘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