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관영매체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광복절 특별사면 복권을 두고 미국 정부의 압박 때문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
[비즈니스포스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된 것은 한국을 향한 미국 정부의 압박 때문이라는 중국 관영매체의 주장이 나왔다.
세계 최대 반도체기업인 삼성전자 경영에 이 부회장이 복귀하면 미국과 한국의 반도체산업 협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었다는 것이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18일 “미국 정부는 최근 중국 반도체산업을 무력화하기 위해 아시아 동맹국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한국이 어떻게 대응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세계에서 손꼽히는 반도체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이 미국의 요청에 응답해 중국 견제에 동참한다면 전 세계 반도체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이 중국의 반도체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중국에서 큰 도움을 받고 있는 만큼 한국의 선택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일본과 대만에 이어 한국을 반도체 국가 연합체 ‘칩4 동맹’으로 끌어들여 중국 반도체산업을 견제하려 하는 의도를 두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는 글로벌 반도체 동맹이 ‘칩4’가 아닌 중국을 포함한 ‘칩5’로 구성되어야 마땅하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중국이 전 세계 반도체산업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을 배제하고 반도체 연합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시작부터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싱하이밍 대사는 "한국이 중국을 겨냥할 의도는 없다고 믿는다"면서도 다른 국가들과 관련해서는 의심의 시선을 거두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한국이 이미 중국보다 미국을 외교적으로 더 가까이하고 있는 신호가 감지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 정부가 최근
이재용 부회장을 광복절 특사 대상에 포함해 삼성전자에 경영에 정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는 점이 예시로 제시됐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일부 전문가는 미국이 한국 정부에 이 부회장의 광복절 특사를 압박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며 “이 부회장의 삼성 리더십 복귀는 미국이 한국과 반도체 협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결국 이 부회장의 특별사면과 관련한 의혹도 사실상 중국 정부 차원에서 제기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파운드리공장을 신설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대규모 추가 증설투자를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지원법 시행에 따라 강력한 인센티브를 예고한 만큼 이 부회장이 정식으로 삼성전자 경영에 복귀한다면 미국 반도체공장 투자 계획에 더 속도를 낼 가능성도 충분하다.
미국 측에서 이런 효과를 노리고 한국 정부에 이 부회장의 특별사면 복권을 요구했을 수 있다는 관측을 중국 관영매체에서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글로벌타임스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김용원 기자